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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8-17 조회수 : 1302
1930년경,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금광에 금을 캐려는 사람이 몰려들면서 사람들이 사는 천막집이 계속 늘어갔습니다. 덕분에 이곳에서 천막의 천을 생산하던 ‘스트라우스’는 돈을 많이 벌 수가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람이 찾아와서 군대에서 사용할 천막 10만 개를 제작해 달라고 합니다. 그는 자신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크게 기뻐했습니다. 그래서 빚까지 내면서 3개월 동안 여기에만 매달려 천막 10만 개를 제작했습니다. 그런데 납품 계약이 갑작스럽게 무효화된 것입니다. 엄청난 빚더미에 앉게 되었고 자살 외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매일 같이 술집에 가서 술을 마셨습니다.

그날도 술을 마시던 중에 “엊그제 산 바지인데 벌써 이렇게 해졌어. 좀 튼튼한 바지가 없나?”라고 말하는 한 광부의 말을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재고로 쌓여 있는 천막의 천이 생각났고 이 천으로 바지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바지가 바로 지금의 청바지로, 스트라우스는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의 창업자가 되었습니다.

납품 계약이 무효화 되었을 때의 심정이 어떠했을까요?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고, 도저히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불가능한 상황이 오히려 그를 성공의 길로 들어서게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부자라고 해서 다 악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더 올바르게 사는 그래서 사람들의 모범이 되는 삶을 사는 그런 부자도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도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기보다 어렵다고 하시다니요. 그래서 제자들은 “그렇다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합니다.

구원받을 사람이 하나도 없을까요? 그런 생각은 하느님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이 없기에, 자신의 삶을 바꾼다면 당연히 구원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여유 안에서만 행하고 있는 자선은 의미 없습니다. 부자가 되어서 여유가 생겨야 선행을 하겠다는 다짐 역시 의미 없습니다. 지금 주님의 뜻을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를 만들며 사는 모습은 커다란 잘못입니다.

세상의 눈으로 볼 때는 도저히 주님의 뜻을 실천하지 못할 상황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런 상황에서도 주님의 뜻을 실천하려고 노력할 때 더 큰 선물을 받게 됩니다.


미완성이면 어때?

미완성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관심을 두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역사를 보면, 미완성이기에 오히려 큰 가치가 있을 때도 있습니다.

프란치 페터 슈베르트를 아실 것입니다. 가곡의 왕이라고 불리면서, 마왕, 송어 등을 작곡했지요. 그런 그가 미완성의 작품을 남겼는데, ‘교황곡 제8번 b단조’의 미완성 교향곡입니다. 보통 교향곡이 4악장으로 되어 있기에, 3악장 중간에 끝나는 이 곡을 미완성 교향곡이라고 불리는 것이지요. 사실 시간이 없어서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을 쓰기 시작했을 때가 25세였고, 그로부터 6년 뒤에 생을 마감했지요. 즉, 6년이나 이 곡을 완성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사이에 다른 걸작품을 많이 완성하면서도 이 미완성 교향곡을 완성하지 않습니다.

그 자체로 완전한 걸작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요?

우리의 삶도 계속 미완성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미완성 그 자체도 완전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니, ‘미완성이면 어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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