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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8-08 조회수 : 1588

제가 초등학생 때, 명절 다음날이 되면 화장실 가는 아이들이 참 많았습니다. 평소 잘 먹지 않던 기름진 음식을 먹다 보니 배탈이 난 것입니다. 한 번은 한 아이의 얼굴이 새하얗게 되면서 숨을 쉬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때 담임 선생님께서는 옷핀을 구부려서 바늘을 만든 다음, 아픈 아이의 손을 따주셨습니다. 검은 피가 나오면서 아이가 한숨을 크게 내쉬자 얼굴색도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너무 신기했고, 선생님께 대한 존경이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얼마 뒤, 집에서 놀고 있는데 저 역시 배가 살살 아파지다가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답답해졌습니다. 어머니에게 가서 선생님이 하셨던 것처럼 제 손을 따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께서는 저를 뉘고는 배를 살살 만져 주면서 “엄마 손은 약손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에 배의 복통이 사라졌습니다. 

손을 따는 것, 배를 만져 주신 것 모두 사랑의 손길입니다. 설마 ‘더 아파라’ 하면서 이런 행동을 했던 것일까요? 아닙니다. 이렇게 사랑의 손길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정도로 그 힘이 대단합니다. 또한 친구가 선생님께 자신의 손을 맡기고, 제가 어머니께 배를 맡긴 것은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도 세상 사람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주셨습니다. 당신의 인기를 위해서, 당신 영광을 위해서 그런 사랑의 손길을 보여주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구원을 위해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해 주셨고, 구원의 표징으로 많은 기적을 베푸셨습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이 사랑의 손길을 보지 못합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라면서 당신의 신원을 밝히셨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좋지 않지요. 이 말씀이 못마땅해서 웅성거립니다. 예수와 그 부모를 잘 알고 있는데,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말이 거짓이라는 식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주셨지만,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대드는 사람들의 모습에 얼마나 아프셨을까요? 그 사랑을 받아들이면 커다란 선물을 받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모습에 크게 아프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십니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영원히 살 수 있는 생명을 주는 주님의 살을 받아 모셔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사 때마다 주님의 몸을 빵으로 받아 모시면서 주님 삶의 방식으로 살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주님 삶의 방식은 주님께서 직접 보여주셨던 사랑의 삶입니다. 주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은 주님처럼 사랑의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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