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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8-05 조회수 : 1749
1982년 우리나라에 프로야구가 개막했습니다. 인천에 살았던 저는 당연히 인천을 연고로 하는 ‘삼미슈퍼스타즈’를 응원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못했습니다. 평범한 외야플라이를 놓치고, 땅볼 타구를 가랑이 사이로 흘려보내고, 투수 앞 평범한 땅볼인데도 이상한 쪽으로 던져서 타자와 주자 모두를 살려주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결과는 15승 65패라는 프로야구 역대 최저 기록을 세웠습니다.

1983년, 꼴찌팀 삼미가 2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30승을 올린 장명부 투수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자그마치 427이닝을 던졌습니다. 현재 규정 이닝이 144이닝인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혹사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 뒤 장명부 투수의 성적은 시원찮았습니다.

야구를 딱 한 해만 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미래가 없는 것처럼 미련하게 야구를 했다고 장명부 선수 본인이 생전에 후회했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많은 이가 지금 한순간만을 살 것처럼 삽니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 시간도 만만치 않게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미래를 바라보는 희망을 간직하는 사람만이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신원에 대한 질문을 하십니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 엘리야,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 등으로 말했지만,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는 정답을 이야기합니다. 이로 인해 베드로는 하늘 나라의 열쇠를 받는 영광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정답을 말하는 베드로를 보고서 이제는 말해줘도 되겠다 싶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관해 이야기해줍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비밀을 미리 말씀해주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 한순간만을 바라보며 살 것이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는 희망을 간직하면서 살라는 것이었습니다. 미래를 보지 않으려는 베드로의 말은 예수님의 걸림돌이 되고 맙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사람은 주님의 걸림돌인 사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사람은 지금 한순간만을 바라볼 뿐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모든 시간을 바라보게 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도움이 될 것은 꼭 있습니다.

어느 노작가의 자기 체험이 담긴 글을 읽었습니다. 50년 전, 이 노작가가 20대일 때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불안한 감정이 밀려 들어와 죽을 것 같은 감정이 생긴 것입니다. 혼자서 전철을 타지 못할 정도로 불안한 감정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병원에 가도 ‘마음 편히 먹으라’라는 말뿐, 어떤 조치도 없었습니다.

나중에서야 이 증상이 ‘공황장애’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50년 전 당시에는 전혀 병명도 모른 상태에서 힘들게 지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작가는 자기에게 다가온 공황장애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첫째, 타인의 아픔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는 것.

둘째, 마음의 힘이라는 것이 대단하다는 것.

셋째, 나쁜 일이 생기거나 일이 잘 안 풀리는 시기가 이어져도, 그것은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일’이 별안간 찾아오기 위해 필요한 전단계라고 믿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꼭 있습니다. 무조건 거부하고 피할 것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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