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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0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6-20 조회수 : 2403

왜 겁을 내느냐? 


[말씀]

■ 제1독서(욥 38,1.8-11)

시련이 의인 욥을 몸서리치게 흔들어 놓았다. 자기에게 닥친 온갖 불행 속에서 욥은 하느님의 정의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되었다. 동료 현인들의 설득과 설명에도 불구하고, 욥으로서는 이 부당한 고통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서 비난을 거듭해 왔던 욥에게 당신의 모습을 보여 주실 때, 주님은 욥의 이의 제기에 대한 응답보다는, 당신은 (악의 상징인) 바다를 거느릴 수 있는 전지전능하신 분임을 밝히신다. 욥은 결국 자기의 무지를 고백하면서 신앙으로 되돌아가며, 고통의 새로운 의미, 고통은 하느님의 저주가 아니라 또 다른 축복의 표지임을 배운다.

■ 제2독서(2코린 5,14-17)

그리스도의 사도가 된 바오로 사도의 모든 삶은, 선교 사업을 가로막았던 이방인들과 유다인들, 나아가 그리스도교 신자들로 구성된 적대자들과 맞선 기나긴 싸움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바오로는 언제나, 그리고 온전히 그리스도를 마음 한가운데 모시며 이 싸움을 이어나간다. 바오로에게 그리스도는 그저 단순한 한 인간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현실이었다. 바오로는 자기 가슴에 깊숙이 스며든 사랑의 힘으로 이 새로운 현실에 참여한다.

■ 복음(마르 4,35-41)

박해라는 현실 앞에 두려워 떨고 있던 로마의 초대교회 신자들에게 복음저자 마르코는 주님의 행적 가운데 의미 있는 일화 하나를 상기시킨다. 제자들을 동반한 예수님은 어느 날 갈릴래아 호수에서 돌풍을 만나신다. 동반자들이 겁에 질려 있는 동안 예수님은 잠들어 계시다. 자신감 넘친 자태, 돌풍을 잠재울 수 있다는 확신은 제자들을 큰 혼란 속에 빠뜨린다. 이분은 누구신가? 마르코에 의하면, 제자들은 처음으로 이분의 신원에 대하여 질문을 던진다. 제자들은 점점 더 이 질문의 강도를 높여나갈 것이다.

      

[새김]

■ 교회를 뒤흔들어 놓는 모진 돌풍이 불어올 때마다, 우리는 근심과 두려움에 싸여 모든 것을 잃게 되었다고 소리 높인다. 그리스도교가 직면해야 하는 온갖 위기 앞에서 세례받은 신자들은 미래에 대한 의심을 품으며, 위기를 극복할 힘과 용기를 내려놓은 채 망연자실하곤 한다. 우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주님께 믿음을 두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우리는 늘 인간적인 구조와 능력만을 신뢰하고 그것으로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된 믿음이 필요한 때다.

■ 언제나 말씀의 힘, 하느님의 살아 있는 이 말씀의 힘, 곧 예수님을 온 마음으로 믿고 따를 때가 올 것인가? 우리는 인간 역사의 기나긴 과정을 통해서 주님이 보여 주신 사랑의 힘이 최악의 장애물들을 뛰어넘을 조건과 바탕이 되어 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주님께 대한 굳건한 믿음, 주님의 사랑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죽음처럼 보일 수도 있는 잠듦의 시간이 지난 다음,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교회는 이전보다 훨씬 더 살아 있는 모습으로 세상을 비추며 밝힐 것이다.


교우 여러분, 주님께 대한 믿음으로 온갖 두려움을 극복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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