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와 바리사이들은 단식을 많이 하는데,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마태9,14)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와서 이렇게 말하자,
예수님께서는 혼인 잔치의 비유를 들어 신랑이신 당신과 함께 있는 동안에는 단식할 수 없다고 하시면서, 신랑을 빼앗길 날, 곧 당신의 죽음의 날이 오면, 당신의 제자들도 단식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은 '단식의 때'입니다. '끊어버리는 때'입니다.
단순히 먹고 마시는 것만을 끊는 것이 아니라,
나의 죄를 끊어버리는 때입니다.
나의 고집과 욕심과 이기심을 끊어버리는 때입니다.
나의 시기와 질투와 교만을 끊어버리는 때입니다.
오늘 독서인 이사야서의 말씀은 단식의 참의미,
곧 하느님께 좋아하시는 단식에 대한 말씀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단식을 이렇게 전합니다.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냐?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 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이사58,6-7)
이어서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단식을 많이 한 이들에게 내리는 축복도 전합니다.
"그리하면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너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리라. 너의 의로움이 네 앞에 서서 가고, 주님의 영광이 네 뒤를 지켜 주리라. 그때 네가 부르면 주님께 대답해 주시고, 네가 부르짖으면 '나 여기 있다.' 하고 말씀해 주시리라."(이사58,8-9)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단식을 많이하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축복도 많이 받읍시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7,21)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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