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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7-23 조회수 : 354

어느 책을 보다가 재미있는 내용이 눈에 띄었습니다. 책의 저자는 키도 크고 체중도 많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 저자가 자신의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어머니, 저한테 뭘 먹으셨길래 이렇게 커진 건가요? 살도 잘 찌는 체질이고…….”

그러자 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답변을 하셨습니다.

“아드님은 태어나길 5.3kg으로 태어나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먹인 게 아니라 본인이 드신 거예요.”

아들은 자신의 뚱뚱한 모습이 어머니에게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자기 탓을 할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시지요. 태어날 때 5.3kg이면 우량아 중에서도 우량아입니다. 그러나 태어난 후에는 어머니가 억지로 먹인 것이 아닌 스스로 음식을 먹었기에 지금의 거대한 모습이 된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책임 전가에 아주 익숙합니다. 자신의 잘못된 점은 다른 이를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착각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분명히 내 안에서 그 문제의 시작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내 안에서 문제의 해결도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주님께 “왜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십니까?”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그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해 주시지요.

“저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마태 13,13)

종종 강의하러 외부에 나가게 되면 저를 보지 않고 또 제 강의를 듣지 않는 사람을 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들이 강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더 노력했지만, 어떤 노력으로도 안 되는 사람이 있을 때는 그냥 포기합니다. 그리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듣지도 않고, 보지도 않으려면 관두라고 하지 뭐. 내가 손해인가? 자기 손해이지.’

그런데 주님께서는 다르십니다. 보지도 또 듣지도 못해서 깨닫지 못하는 무지한 사람을 위해 쉽게 비유로 말씀하십니다. 그만큼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구원되기를 바라는 주님의 사랑입니다.

주님의 이 사랑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 사랑 안에 머물게 될 때, 삶 전체가 기쁨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주님의 사랑이 없는 곳이 없음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도 더는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못된 버릇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겸손하고 사랑 가득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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