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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19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2-19 조회수 : 304

옛날 크라쿠프라는 지역에 가난한 랍비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꿈을 꿨는데 프라하 왕궁으로 건너가는 다리 밑에 묻혀 있는 보물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한 번은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했지만, 똑같은 꿈을 세 번이나 꾸고 나서는 하늘의 계시가 아닐까 싶어서 이웃에게 돈을 꿔서 프라하로 떠났습니다. 

막상 프라하에 도착했지만 왕궁으로 건너가는 다리는 경비병들이 밤낮으로 지키고 있어서 다리 밑을 팔 엄두가 나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며칠 동안 그 주위를 계속 돌자,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경비대장이 불러서 묻습니다. 랍비는 여기에 오게 된 꿈 이야기를 해주었지요. 그러자 경비대장은 껄껄 웃으면 말합니다. 

“이런 딱한 사람이 있나. 그런 꿈을 믿고 이 먼 길을 왔단 말이오? 꿈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나도 내 꿈을 믿었다면 크라쿠프까지 가서 어떤 가난한 랍비가 사는 방의 화로 밑을 파야만 했을 것이오. 세 번이나 똑같은 꿈을 꿨으니까.”

이 말을 듣자마자 즉시 집으로 돌아가 화로 밑을 파보니 엄청난 보물이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는 이 보물을 팔아서 큰 기도원을 지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보물은 바로 내 밑에 있다는 것입니다. 단지 숨어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내 주위가 아닌 다른 사람 곁에만 보물이 있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나의 배우자, 나의 가족, 나의 이웃, 그리고 내가 소유하고 있는 그 모든 것들, 또한 내가 하고 있는 일 모두가 나의 보물입니다.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하지 못하고 가지고 있지 않은 것만을 집중하고 있다면 내 밑에 있는 보물을 결코 찾을 수가 없습니다. 걱정과 불안으로 가지고 있지 않은 것만 바라보고 있다면 결코 주님을 제대로 따를 수도 없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니 예수님께서 직접 뽑으신 제자들도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네요. 예수님께서 빵 다섯 개로 그리고 빵 일곱 개를 가지고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는 놀라운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이 사실을 보면 어때요? 먹는 걱정을 굳이 할 필요가 없지요. 예수님과만 함께 하면 또 예수님의 전지전능하심을 굳게 믿는다면 먹는 걱정은 정말로 쓸데없는 걱정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제자들은 빵이 없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는 예수님의 꾸짖음이 온갖 걱정과 불안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보물들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면서 살아가는 우리에 대한 꾸짖음으로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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