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수행자가 길을 가다가 물에 빠진 전갈을 발견했습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이 수행자는 전갈을 손으로 꺼냈습니다. 그런데 이 전갈이 자신을 살려준 고마움을 표시하기는커녕 손가락을 물은 것입니다. 그러면서 전갈은 다시 물에 빠졌습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이 수행자가 전갈을 더 이상 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 달리 다시 전갈을 손으로 꺼내는 것이 아닙니까? 그러나 이번에도 물리고 말았습니다. 수행자는 아픈 손가락을 꾹 참고서 다시 꺼내서 땅에 내려놓았습니다.
사람들은 은혜도 모르는 이 전갈을 왜 구했는지를 묻습니다. 그러자 이 수행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전갈은 물려는 자신의 본성에 충실한 것이오. 이것을 잘못된 것이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저의 본성은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갈에게 계속 물려도 계속 살려야 했습니다.”
상대의 본성을 인정하는 이 모습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내게 잘못하는 사람에게 절대로 사랑을 주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잘못하는 그 행동을 그 사람의 본성이라고 생각하면 안 될까요? 자신의 본성에 충실한 것이기에 틀린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나의 본성은 사랑의 실천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행동에 상관없이 내 본성을 따르면 되는 것입니다. 이 수행자의 모습이 바로 주님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본성 그 자체인 사랑을 철저하게 따르셨습니다. 음식 먹을 겨를조차 없을 정도로 예수님 곁에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습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목자 없는 양들 같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십니다.
이 사람들이 나중에 예수님을 향해서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소리칠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을 향해 침을 뱉고 뺨을 칠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들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당신의 본성은 사랑에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따르는 우리의 본성 역시 ‘사랑’에 맞춰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내게 하는 말과 행동에 반응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본성인 ‘사랑’만을 따르면 그만인 것입니다. 이렇게 사랑을 따르는 모습이 바로 주님을 따르는 것이고 주님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 안에서 진정한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