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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2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2-02 조회수 : 350

2월 2일 [주님 봉헌 축일] 
 
루카 2,22-40 
 
< 주님께서는 우리를 거룩함에로 부르셨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참 하느님이셨지만, 동시에 완벽한 인간 존재로서의 삶을 지향하고 추구하고, 또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셨습니다.  
 
만왕의 왕이시며 전지전능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전혀 그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우리와 똑같이 마굿간 탄생을 통해 요셉 가문과 이스라엘 백성의 일원이 되신 것입니다. 
참으로 놀랍습니다.  
 
하느님께서 키를 낮추셔서 우리와 시선을 맞추시고,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신 것입니다. 
 
동시에 예수님께서는 상류층 명망가들이나 고관대작들이 아니라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들과 운명을 공유하셨습니다. 
율법의 주인이시기에 율법의 지배를 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율법 규정의 지배를 받으셨습니다.  
 
때로 너무 비이성적으로 몰상식할 정도로 세분화된 다양한 규정들을 정확하게 준수하셨습니다. 
 
탄생 8일째 되던 날, 예수님께서는 다른 아기들과 마찬가지로 할례를 받으셔야 했습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할례를 받으셨다고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율법의 준수는 그분 일생에 있어서 기본 토대였습니다.  
 
그분께서는 순명하셨습니다. 
순명을 통해 율법을 완성하셨습니다.  
 
율법의 참된 정신과 의미가 그분 안에 온전히 성취된 것입니다.
예수님의 인간 세상에로의 완벽한 적응은 할례로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율법의 규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요셉과 마리아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갑니다.
탈출기 13장에는 맏아들과 맏배에 대한 봉헌 세칙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너희는 태를 맨 먼저 열고 나온 것을 모두 주님께 바쳐야 한다. 
너희 가축이 처음 낳은 것으로 수컷은 모두 주님의 것이다. 
너희 자식들 가운데 맏아들은 모두 대속해야 한다.”(탈출기 13장 12~13절)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이집트에서 종살이할 떄, 파라오가 우리를 내보내지 않으려고 고집을 부렸으므로, 주님께서 사람의 맏아들부터 짐승의 맏배까지 이집트 땅에서 처음 난 것을 모조리 죽이셨다.
그래서 나는 태를 맨 먼저 열고 나온 수컷을 모두 주님께 바친다.”(탈출기 13장 15절) 
 
가축의 맏배들은 희생 제물로 바쳐져야 했지만, 사람의 맏아들은 그대신 속전(贖錢)이 치러져야만 했습니다. 
요셉과 마리아는 정결례 제물 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인 산 비둘기 한 쌍을 바쳤는데, 그 중 한 마리는 번제물고, 다른 한 마리는 속죄 제물로 바쳤습니다. 
 
제사와 제물의 주인이요 주인공이신 예수님께서 높은 곳에 좌정하셔서, 제물을 받으셔야 마땅한 일인데, 천부당만부당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겸손하게도 자신을 낮추셔서 우리 인간과 똑같은 모습으로 제사상 앞에 서신 것입니다.
놀라운 겸손이요 자기 낮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완벽하게 순결하신 분이시기, 정결 예식이 전혀 필요 없으신 분께서, 겸손하게도 죄투성이인 인간들이 제정해 놓은 정결예식에 기꺼이 참여하셨습니다. 
 
틈만 나면 죄의 깊은 구렁 속으로 떨어지는 우리들입니다. 
늘 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우리들입니다.
언제나 정결 예식이 필요한 우리들입니다. 
 
부끄럽고 송구스럽지만 틈만 나면 정결 예식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습니다. 
정기적인 고백성사를 통해서, 그것이 힘들다면, 미사 앞부분의, ‘작은 고백 성사’라고 할 수 있는 참회예절을 통해서, 그 순간도 놓쳤다면, 또 다른 기회인‘주님의 기도’를 통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씻고 또 씻어야겠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거룩함에로 부르셨습니다.
지속적으로 거룩한 상태를 유지할 것을 원하십니다.  
 
“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레위기 19장 2절) 
 
씻고 또 씻어 정결하게 된 우리 자신을 이제 감사의 정을 담아 기쁜 마음으로 주님께 봉헌해야 겠습니다.  
 
매일의 정결 예식, 매일의 봉헌, 그것이야말로 주님 앞에 늘 깨어있는 신앙인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게 우리를 인도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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