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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3일 _ [복음단상] 김창해 요한 세례자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1-13 조회수 : 438

요르단 강물 속에 스며든 하느님의 사랑


오늘은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일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루카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자 하늘이 열리며 성령께서 비둘기 같은 형상으로 그분 위에 내리셨고, 하늘에서는 하느님의 아들임을 선포하는 하느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주님 공현 대축일’이 구세주의 탄생이 동방박사를 통하여 세상에 드러난 사건을 기념한다면, ‘주님 세례 축일’은 예수님이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후 하느님의 아들로 선포된 사건을 기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누구신지 세상에 공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님 공현 대축일과 주님 세례 축일은 깊이 연결되어있는 축일입니다.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는 인간’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셨다는 사실, 그리고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시는 분이(루카 3,16) 세상의 물로 세례를 받으셨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하느님께서 얼마나 자신을 낮추어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만물을 지어내신 분께서 피조물이 되어 오셨음은 하느님이 하느님이심을 포기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신 백성을 너무나 사랑하신 까닭이었습니다. 

죄인이 회개의 표시로 받았던 물의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씻어주시는 것뿐 아니라 죄인인 우리와 온전히 같아지셨습니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 2,6-8). 

사랑할 힘이 더는 없다고 생각될 때, 인내심이 바닥났다고 생각이 될 때, 끝이라고 생각될 때 하느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를 향한 하느님 사랑의 그 낮춤이 얼마나 간절한지를….


김창해 요한 세례자 신부(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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