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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1-12 조회수 : 275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종종 만납니다. 사실 처음 신학교에 들어가서 그리고 신부가 되고서도 한참 동안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우선 제게 이런 질문을 많이 합니다. 

“너 정말로 결혼 안하고 평생을 독신으로 살 수 있어? 어떻게 여자 없이 살 수가 있지?”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함께 대화를 나눌 주제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친구들은 돈, 직장, 결혼, 육아 등의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이 주제들을 잘 알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별 연관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다는 기쁨을 가지고 모임에 나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인이 되는 것 같아서 자리가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점이 생겼습니다. 4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친구들은 “결혼 안 하고 어떻게 혼자 살 수 있느냐?”는 질문을 아예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혼자 사는 네가 부럽다.”라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함께 나누는 주제가 물질적인 것에서 영적인 것으로 옮겨지면서 이제는 서로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제게 행복에 대한 질문도 하고,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행복에 대해 서로 공유를 하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젊었을 때에는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들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어보니 더 중요한 것들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더 중요한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고 키워나갈 때 행복하게 된다고들 말씀하십니다.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은 유다인들과 말다툼을 하지요. 그 이유는 그리스도가 요한보다 더 위대하다고 주장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요한과 예수님의 두 집단 사이에 어떤 경쟁 관계가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요한의 제자들은 “스승님께서 증언하신 분, 바로 그분이 세례를 주시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분께 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자신들에게 모였던 사람들이 모두 예수님 곁으로 가는 것에 대해서 시기와 질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렇다면 이런 시기, 질투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바로 세상의 기준으로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었던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말합니다.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사람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

인간에 지나지 않는 요한은 자기가 하늘로부터 받은 것만 줄 수 있을 뿐이라고 하지요. 즉, 우리가 받은 것만으로 만족해야지, 더 많은 것을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역할은 종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라고 합니다. 

세상 안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님을 세상에 드러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주님을 따른다는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과연 주님을 세상에 환하게 드러내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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