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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1일 _ 이병우 루카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1-11 조회수 : 285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 >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외딴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셨다."(루카5,16)


'멈추어라!'


예수님께서 멈추십니다.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결코 멈출 수가 없는 상황이신데도 하시던 일을 잠시 멈추십니다. 


왜, 멈추셨을까?

피곤하고 힘드셔서?

당신을 파견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기억하고, 그 뜻에 순명하기 위해서이시지 않았을까?


멈추신 예수님!

외딴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신 예수님!


멈춤은 기도입니다.

그리고 기도는 기억입니다. 

우리를 먼저 사랑하신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내 뜻대로 살지 않고, 하느님 아버지의 뜻대로 살겠다고 약속한 것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멈추지 않고 달려가는 인생은 머지 않아 발병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어제는 제주 올레길 17코스(광령~제주공항~제주동문시장, 18.1키로)를 걸었습니다. 제주 시내를 걷는 올레길은 '뺑뺑이 길'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제게 선물로 주신 제주 올레길!

다리는 좀 아팠지만 너무 기쁘고 행복한 시간입니다.

겨울이어서 그런지 사람도 거의 없고, 또 겨울을 좋아하는 저 인지라 침묵피정하기에는 더없이 좋습니다.


멈추지 않고 달려온 인생입니다.

삶의여정도 그랬고, 수도여정도, 사제여정도 그랬습니다. 그런 저를 주님께서 멈춰 세워주셨습니다.


작년 5월부터 시작된 멈춤의 시간은 큰 기쁨과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신구약성경 전체를 통독(정독) 할 수 있게 해 주셨고, 어머님께 못다한 효도를 할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제주도 올레길까지도.

새로운 출발을 위한 아주 귀한 선물입니다.


멈춤은 필요합니다.

하느님의 보다 더 큰 영광과

지금 여기에서의 나의 생명과 저기에서의 나의 영원한 생명을 위해서 멈춤은 꼭 필요합니다.


열정적으로 살고, 멈출 줄 아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복음은 우리가 삶의 평안을 어디서 찾고 있는지 알려면 우리 마음속을 깊이 들여다보라고 우리를 초대합니다."('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67항)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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