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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1-10 조회수 : 262

어떤 사람이 허리가 아파서 동네 한의원을 갔습니다. 이 한의원은 깔끔하게 인테리어가 되어있었고, 직원은 친절했으며,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기다리는 시간도 매우 짧았습니다. 잘 생긴 의사 선생님은 진맥을 보고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침을 놔주셨습니다. 이 한의원에서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2주 넘도록 치료를 받았지만 도대체 차도가 없는 것입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누군가의 소개를 받아서 다른 한의원을 찾아갔습니다. 전에 다니던 한의원과 달리 너무 낡았고 직원은 무뚝뚝했습니다. 시스템이 제대로 안 되어 있는 듯 한참을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나이가 너무 들어보였고, 이것저것 꼬치꼬치 묻는 것입니다. 허리가 아픈데 이것저것을 시킵니다. 이쪽저쪽으로 누워보라고 하고, 다리를 들고 내리기를 반복합니다. 이 사람의 심정은 ‘선생님, 아프니까 제발 빨리 침이나 놔주세요.’라는 것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침도 천천히 놓는 것입니다. 이 한의원은 모든 점에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딱 한 가지 마음에 들었습니다. 글쎄 한의원을 나오자마자 허리 아픈 것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다음에 또 허리가 아프다면 어느 한의원을 갈까요? 당연히 허리를 잘 고쳐주는 한의원을 찾아갈 것입니다. 인테리어나 친절함보다 더 근본적인 것으로 치료를 잘 해주는 곳을 찾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가장 근본적인 것을 풀어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은 아닐까요? 

세상의 것들이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죽음 앞에서는 별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면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지금의 삶도 잘 지낼 수 있도록 해주시며, 더 나아가 죽음 이후에도 내 삶을 결정하시는 주님이 중요합니다. 

주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면서 이사야 예언서 61장을 인용하면서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십니다. 즉,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루카 4,21)

하느님 나라가 바로 지금 이미 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아직도 멀었다면서 그 나라에 들어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매스컴을 통해 종종 인기 있는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 전날부터 밤을 새서 기다리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꼭 가지고 싶은 물건이기 때문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장면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우리의 최선을 다하는 노력은 무엇입니까? 

죄를 멀리하고 선을 행하는 노력, 주님의 뜻인 사랑을 실천하는 노력, 기도와 묵상으로 주님과 계속해서 대화하는 노력...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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