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으로 선발되지 못한 경찰 훈련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훈련견이 선발에 탈락한 이유는 발랄한 성격 때문이었습니다. 감정을 억제하고 경관을 도와 인명을 구조하고 범죄를 탐지하는 일을 하는 경찰견 업무에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훈련견은 낯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누가 다가와도 꼬리를 흔들면서 다정하게 굴었던 것이지요. 긴 시간 동안 훈련을 받았지만, 이런 성격으로는 경찰관이 되기에 부족했습니다. 결국 이 훈련견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경찰관이 될 수는 없었지만 가지고 있는 좋은 성격 덕분에 미국의 한 주지사견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인생역전이 아니라 견생역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삶은 실패의 연속입니다. 성공만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상황은 어떤 사람에게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크든 작든 실패를 계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실패로 인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일까요? 그래서 이제는 절망과 좌절 속에서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할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실패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그 시작이 나를 가장 행복한 길로 이끌어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포기한다고 해도 모든 것이 끝나지 않습니다. 포기 이후의 또 다른 선택이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아버지 즈카르야는 천사로부터 아기 잉태 소식을 들었을 때, 나이가 많다는 이유를 들어서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말을 합니다. 자신도 또 아내인 엘리사벳도 나이가 많아서 아기를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일은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아기를 가지지 못했고 또 나이가 많다는 실패를 내세워서 할 수 없다고 단정 짓는 말조차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즈카르야는 언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까? 하느님의 뜻에 따라 세례자 요한이라고 불렀을 때 비로소 혀가 풀려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면서 했던 찬미의 노래가 바로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즈카르야의 노래’인 것입니다.
실패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실패를 통해서도 당신의 뜻을 이루시기 때문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패 안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우리의 자세가 아닐까요?
자기의 뜻만을 주장했을 때에는 침묵하게 만드시는 하느님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뜻을 드러낼 수 있을 때에는 말할 수 있도록 하시는 하느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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