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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7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4-07 조회수 : 139

요한 8,12-20 

 

빛이 되려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아야 하는 게 핵심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갈 길을 찾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는 장 폴 사르트르의 ‘출구 없는 방’이란 극본을 보면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라는 명제로 유명합니다.

그가 타인은 지옥이라는 확신을 하게 된 것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세상을 ‘출구 없음’(No Exit)으로 보았습니다.

그가 ‘출구 없음’의 연극 대본을 봅시다.  

 

설정은 신비한 방으로, 주인공들이 죽음 이후 일종의 사후 세계 역할을 합니다.

이 방은 거울, 창문 또는 탈출 수단이 없습니다. 그리고 세 명의 캐릭터가 소개됩니다.  

 

‘가르생’은 언론인이자 평화주의자입니다.

가장 먼저 방에 들어왔습니다.

그는 처음에 자신을 영웅이자 순교자로 소개하지만, 실상은 겁쟁이요 배신자였습니다.

다음 ‘이네스’가 등장합니다.

레즈비언 우체국 직원인 그녀는 교활하고 잔인했습니다.

마지막 ‘에스텔’은 외모에 관심이 많은 상류층 여성으로 가장 늦게 도착합니다.

그녀는 연인과 자신이 낳은 아기를 죽인 사실이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전생과 저주받은 이유를 천천히 드러내면서 연극이 전개됩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얽히면서 드라마는 더욱 강렬해지고, 그들은 자신들의 과거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시도합니다.

가르생은 자신의 용기를 증명하기 위해 방을 떠나고 싶어 하고, 이네스에게 자신이 영웅처럼 인정받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레즈비언인 이네스는 에스텔을 유혹하려 합니다. 

 

에스텔은 유일한 남성인 가르생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필사적으로 유혹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은 소용이 없었고 끊임없는 좌절과 괴로움으로 이어집니다.

극은 등장인물들이 영원히 심리적 고통 속에 갇혀 서로나 자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이들의 고통은 출구가 없습니다.

빛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각자의 욕망을 제어할 줄 알아야만

참 평화를 가질 수 있음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누구도 빛이 될 수 없습니다.

욕망은 ‘생존’을 위한 욕구인데, 그것을 제어함은 곧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영화 ‘블랙스완’에서도 엄마가 자기 욕망을 버리지 못해서 빛이 되지 못했고 딸도 죽음으로 몰았습니다.  

 

사랑이란 누군가에게 빛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빛이 되는 법을 알려주신 분이

예수님입니다.

그분은 욕망을 죽여야 함을 보여준 본보기가 십자가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해 빛을 보았고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았습니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먼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아셨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내가 나 자신에 관하여 증언하여도 나의 증언은 유효하다. 내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희는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또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

너희는 사람의 기준으로 심판하지만 나는 아무도 심판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심판을 하여도 내 심판은 유효하다. 나 혼자가 아니라, 나와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함께 심판하시기 때문이다.” 

 

우리도 세상의 빛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아버지로부터 파견받으셨듯이, 우리는 그리스도께 파견받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로부터 나와서 다시 그분께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직 그리스도를 만나지 못한 이들에게는 우리가 빛입니다.  

 

그러나 빛이 꺼질 때가 있습니다.

마치 스스로 존재하는 것처럼, 또 그리스도께로 돌아가지 않을 것처럼 살면 그렇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일까요? 이 세상에서 무언가 필요한 존재처럼 살 때입니다.

빛은 빛나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다른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태양이 지구에게 무엇을 요구합니까?

그것은 창조자에게서 나왔고 빛나는 일을 끝낸다면 다시 창조자에게로 돌아갈 것입니다. 

 

무언가를 요구하는 사람은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사람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아는 사람의 특징은 세상에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아이들은 세상에서 무엇을 요구할까요? 요구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다 해주기 때문입니다. 

 

세상 것들에 대한 욕구가 있는 사람들은 아직 빛이 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가리옷 유다가 그렇습니다.

그는 빛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바라는 게 너무 많았습니다. 진정한 해방은 욕구로부터의 해방입니다.  

 

재물이나 욕정, 명예 등을 원한다면 아직은 빛을 만난 것도 아니고 빛이 된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아직은 누구에게서 와서 누구에게로 가는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빛은 자기 욕망을 태워서 어둠에 있는 이들이 볼 수 있도록 자신을 태우는 촛불과 같은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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