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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7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4-06 조회수 : 125

세상의 빛

 

 

오늘 복음에서, 복음저자 요한은 예수님이 바리사이들을 대상으로 하신 말씀의 역사적 사실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예외적으로 말씀하신 장소를 특정합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가르치실 때에 헌금함 곁에서 하신 말씀이다.”

성전이라는 공개적인 장소를 넘어, 그 장소에 놓여 있던 헌금함을 언급합니다. ‘헌금함은 직역하면 귀중품 창고로서, 성전에는 귀중품을 보관하는 방이 있었지만, 이곳은 아무나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 이 장소에서 바리사이들과 논쟁을 벌였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따라서 성전의 첫 공간으로서 이름하여 여인들의 뜰에 설치되어 있던, 문자 그대로의 헌금함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마르 12,41-43 참조).

 

바로 이곳에서 예수님은 나는 세상의 빛이다.” 하는 말씀으로 바리사이들과 대화, 실은 언제나 그러하듯 논쟁을 벌이기 시작하십니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

성경에서 은 생명과 구원, 축복과 희망을 대신하며, 어둠은 죽음과 좌절, 불행과 저주를 상징합니다. 복음을 전파하시면서 예수님은 말씀과 행적으로 제자들은 물론 많은 이를 당신 곁으로 불러 모으십니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다짐하면서, 십자가를 통하여 성부의 영광 속으로 들어가신 예수님을 자체로 알아보고 고백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은 성부 곁에서 누리는 참 생명으로 인도해 주는 길을 밝히고, 또 그 길을 걸어가게 해주는 빛이심을 믿어 고백하게 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빛을 향한 마음으로 빛을 밝히는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별히 사람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러하며, 대표적인 인물들이 바로 바리사이들입니다. 빛이 아니라 어둠 속을 걷는 사람들, 생명이 아니라 죽음을 향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당신이 이심을 증언하신 예수님께 그 증언의 유효성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 안에서 빛을 보지 못했거나, 보고서도 애써 외면하기 일쑤였던 사람들,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또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하기에 예수님은 빛에 관한 증언이 유효함을 역설하십니다. 당신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율법에 따라 두 사람의 증언은 유효하다.” 하는 잣대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조금도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증언의 유효성에 강도를 더할 뿐입니다. 성부에게서 오셨다가 성부께 돌아가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기준으로 판단한 증언만을 내놓는 바리사이들은 이러한 인식에 결코 도달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그들이 기껏 다시 내놓는 질문이라는 것이 당신의 아버지가 어디 있소?”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아버지가 어디 있소?” 하는 이 질문에, 성부 아버님은 늘 성자 아드님과 함께하고 계심을 믿어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당신이 성부와 항상 함께하고 계신 분이심을, 당신이 바로 성부께로 이끄는 길이며 그 길을 밝히는 빛이심을 증명하셨으며, 우리는 그 증언에 우리의 믿음을 내걸고 살아갑니다. 빛이 밝히는 길을 따라 걸어가면, 거기에 생명과 구원, 축복과 희망이 있음을 고백하며 살아갑니다.

오늘 하루, 어둠의 요소가 우리를 가로막고 때로 짓누른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빛이신 주님이 늘 함께하고 계시다는 믿음으로 힘차게 걸어가는 하루, 만나는 사람들에게 주님처럼 빛이 되어주는 구원의 하루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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