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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27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3-26 조회수 : 120

힘센 하느님 나라

 

 

오늘 예수님은 당신의 능력과 권위에 도전장을 내미는 사람들, 특히 바리사이들을 향하여 명쾌한 논리로 응답하십니다.

대다수 군중처럼 그러한 능력과 권위 앞에 마땅히 놀라워해야 하지만, 바리사이들은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하는 모독적인 언사를 마다하지 않는가 하면, 아직도 미심쩍어하는 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요구합니다. 표징을 요구한다는 것, 보고서야 믿겠다는 것은 실은 아직도 믿음이 없음을 드러내는 증표입니다.

따라서 반대편에 서 있는 바리사이들이나, 미심쩍어하는 사람들 모두 내 편에 서지 않는 나를 반대하는 자들,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흩어버리는 자들입니다.

 

무엇보다도 예수님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벙어리 마귀를 쫓아낸다는 바리사이들의 중상 앞에 서십니다. 베엘제불이라는 이름의 기원은 분명하지 않으나, 아무튼 예수님은 마귀들에 대해 아무런 권능도 지니지 못하고, 다만 그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조종할 뿐이라는 억지 주장입니다성부의 뜻에 따라 성령의 도움으로 악마의 세력을 제압하여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오신 주님을 모독하는 극언입니다.

그러나 주님을 모독하기 위해 내세운 이러한 논리는 바리사이들의 세계를 궁지에 빠뜨리는 자기모순이 되고 맙니다. 왜냐하면 너희의 아들들, 곧 바리사이들 가운데는 일부도, 특출한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사람들도 마귀를 쫓아내는 구마(驅魔) 의식을 거행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특별한 능력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그들조차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 재판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을 궁지에 빠뜨리리 위해 온갖 궤변과 억지를 서슴지 않는 이들 바리사이들과의 논쟁을 깔끔하게 정리하시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으십니다.

하느님 나라 건설만이 그분의 최종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라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사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은 반대 세력의 도전에 크게 개의치 않으시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십니다. 하느님 나라 건설에 다소의 불편함을 줄 수는 있어도,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깊이 의식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이제 예수님의 시선은 당신의 권위 있는 말씀과 행적 앞에 놀라워하던 군중처럼 우리를 향하십니다.

저 많은 반대 세력과 그들의 집요한 방해에도 불구하고, 정의와 진리와 평화보다는 불의와 거짓과 불목이 난무한 이 세상에 하느님 나라 건설은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으로 다소 소심해진 우리 앞에 예수님은 힘센 분으로 서십니다.

반대 세력의 증대가 우리에게 희망 없음의 예표로 다가올 때가 있어도, 우리 주님은 힘센 분임은 우리에게 희망 있음의 강력한 증표로 길이 머뭅니다.

 

이번 사순시기, 내적 또는 외적인 반대 세력의 훼방에도 불구하고 주님과 함께 모아들이는 신앙인의 삶을 더욱 다지고 실천에 옮기는 소중한 시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거짓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고, 불의가 아니라 정의를 실천하며, 불화가 아니라 평화를 이루어내고자 노력할 때마다, 힘센 분이 세우시는 하느님 나라는 서서히, 그러나 분명히 건설되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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