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을 드러내는 말
[말씀]
■ 제1독서(집회 27,4-7)
집회서 저자인 유다인 현자는 인간이 너무나 쉽게 빠져드는 잘못된 생각과 판단에 대하여 안타까움을 토로합니다. 사람은 흔히 자신이 옳다고 믿기를 원하며, 나아가 다른 사람들이 이를 믿게 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속은 그 사람이 토해내는 말, 그가 다루고자 하는 주제 진술을 통하여 밝혀지기에 말의 중요성은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훗날 그리스도는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하는 말씀으로 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실 것입니다.
■ 제2독서(1코린 15,54-58)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면서 사도 바오로는 앞으로의 설교에서 점차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주제 하나를 던집니다. 그리스도는 율법, 심판의 중요성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이로써 죄의식을 가중하는 율법의 지배로부터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분이라는 신앙고백입니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드러난 새 삶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은총의 세계를 체험하도록 초대하며, 특히 그리스도교를 믿어 고백하는 신앙인들은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주님의 사업에 동참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습니다.
■ 복음(루카 6,39-45)
그리스도는 자신을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인 판단의 소유자로 착각하여 남을 함부로 판단함으로써 거짓 예언자로 전락하고 마는 어리석은 자들을 거슬러 경고의 말씀을 던지십니다. 이들은 타인을 이끌 수 있다고 자랑하나, 결국은 제 갈 길도 찾지 못해 헤매는 마음의 눈이 먼 사람, 위선자들일 뿐입니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듯이, 이들이 떠들어대는 말들은 자신들을 부추기는 잘못된 의식을 그대로 반영해줍니다.
[새김]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말은 단순한 음성적 표현 또는 소통 수단 이상으로 인간의 마음속을 드러내는 표현양식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격언이나 속담 등에서 말에 대해서만큼이나 많은 말도 없을 것이며, 말로 인해 빚어진 체험담쯤은 적어도 한두 개씩은 안고 계실 것입니다. 인간 삶에 절대 필요한 요소이면서도 가장 조심해야 할 말, 오죽했으면 ‘침묵이 금’이라는 격언까지 태어났겠습니까!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라면, 마음을 옳고 바르게 다스리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가르치고 지도하는 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말에 대한 절제는 더욱 요구됩니다. 갖은 말로 자신을 내세우기에 급급하거나, 그것도 모자라 남을 제멋대로 판단하여 상처만을 준다면, 입을 다물고 있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이웃의 처지를 살피는 자세가 앞서야 하며, 이런 자세로 다잡은 고요하고 선한 마음을 절제 있는 말로 표현해 나갈 때 비로소 우리는 말의 의미와 가치를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 않아도 될 말 앞에서는 침묵이 금일 수 있으나,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침묵이 체념이나 비굴함의 표현이 된다면, 이 또한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이 이 세상에 심어 놓으신 좋은 나무들이기에, 마땅히 좋은 열매들을 맺어 그 열매가 세상을 살맛나는 세상으로 변화시키도록 힘써야 할 사람들입니다.
문제는 열매의 풍성함에 있습니다. 열매가 풍성해야 더 많이 나눌 수 있고, 더 많이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나무들의 자양분인 주님 말씀에 더욱 귀 기울이고, 그대로 실천에 옮겨나갈 때 열매는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쁜 나무들은 물론 결실이 신통치 못한 좋은 나무들까지 고무하고 변화시켜, 이 세상 구석구석에 맛있고 향기로운 열매, 곧 구원의 기쁜 소식이 전파될 수 있도록 쉼 없이 정진하는 한 주간 되기를 기도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