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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7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1-06 조회수 : 150

목자 없는 양


오늘 예수님은 많은 군중 앞에 서십니다. 그런데 군중을 보시는 예수님의 마음은 가엾은 마음입니다. 군중이 목자 없는 양들과 같았기 때문입니다목자 없는 양! 양에게 목자가 없다는 것은 생명이 없음을 의미합니다.

생물학적으로, 양은 시력이 극히 나빠, 눈앞에 무엇인가 보이고 그것이 움직이면 그대로 따라갑니다. 그것이 늑대와 같은 먹이사슬 상위 동물이라 하더라도 말입니다. 목동들이 양떼를 칠 때 염소 몇 마리와 함께 치거나, 또는 양치기 개를 별도로 훈련시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다리가 단단하지 못해 재빠르지 못하고 잘 넘어지며, 한 번 넘어지면 일어서지를 못해 사람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동물이기도 합니다. 물론 털을 깎을 때나 도살의 순간 온순한 채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고, 순하다라는 부가어를 달고 다니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목자 없는 양과 같은 군중을 보신 예수님의 첫 반응은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기 시작하셨다였습니다. 생명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그들에게 생명의 말씀을 불어넣어 주십니다.

왜 이 세상에 살고 있는지, 다른 더 좋은 세상은 없는지 알지 못한 채, 정말 견디기 힘든 정신적 배고픔에 주린 사람들에게 바로 생명의 말씀을 전해 주십니다.

살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이러저러한 고통 앞에 왜 서 있어야 하는 건지, 자비하시다는 하느님은 도대체 어디에 계신건지 몰라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말씀을 던져 주십니다.


영적 굶주림에서 육체적 굶주림으로 넘어갑니다. 그 유명한 빵을 많게 하는 기적 이야기입니다.

당신의 전능으로 무에서 기적을 이루어내실 수 있음에도, 예수님은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이어서 모두 푸른 풀밭에 한 무리씩 자리 잡게 하신 후, 제자들이 가지고 있던 것을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나누어 주라고 이르십니다.

모든 사람이 배불리 먹고 나서, 남은 음식을 모아 담아둔 열두 광주리는 이제 열두 제자에게 하나씩 분배될 것입니다. 한 무리씩 맡아 영적이며 육체적인 배고픔을 해소해 줄 수 있도록 말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우리는 미사성제의 핵심 부분인 말씀의 전례성찬의 전례가 그대로 드러남을 봅니다. 말씀으로 가르쳐 주시고 빵으로 배부르게 해 주시는 주님은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는 말씀으로, 이제 우리가 가르치고 배부르게 해 주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주일은 물론 평일 미사에도 자주 참여하여 주님을 목자로 모시고 있음을 참 행복으로 여기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목자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이웃들을 영적, 육적으로 보살펴 나갈 것을 다짐하는 신앙인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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