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로 사는 한 해
구약성경에서 우리는 여러 예언자를 만나며, 그 가운데는 예언서의 저자로 소개되는 예언자도 적지 않습니다. 흔히들 예언자(豫言者)하면, ‘미리 예(豫)’자를 쓰는 관계로, 사전적 의미와 마찬가지로, ‘앞일을 예언하는 사람’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성경의 예언자들은 전혀 그런 사람들이 아닙니다. 오로지 하느님의 자리에서, 하느님을 대신하여 말했던 사람들입니다. 물론 이들이 미래를 내다볼 때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과거를 돌이켜 보는 가운데, 현재에 초점을 맞추어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던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예언자들은 현재에 뿌리를 두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지금 하느님 백성다운 삶을 살고 있지 않다면, 예언자들은 이들이 제 길로 돌아올 수 있도록 개입하여 과거의 삶, 특별히 광야에서의 순수했던 삶으로 돌아가기를 촉구하거나, 계속 고집한다면 앞날에 하느님의 응벌이 들이닥치리라 예고했습니다.
결국 예언자들은 현재의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하느님에 의해 파견되어 말씀을 전하던,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였던 사람들입니다.
현재의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 백성다운 삶을 살도록 파견된 사람들이니, 이들의 핵심 주제는 당연히 회개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예언자가 참된 예언자인지 거짓 예언자인지 가름하는 척도 가운데 으뜸 역시 회개였습니다.
주님 오심을 준비하기 위해서 파견된 세례자 요한, 오늘 복음에서 보면 당대의 사람들은 그를 예언자 이상으로 보았던 것이 분명합니다. 구약을 대표하는 예언자 엘리야가 언급되기 때문이며, 나아가 예언자들이 한마음으로 향했던 그리스도 곧 메시아로까지 보았던 것으로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은, 이러한 억측을 마다한 채, 자신을 가리켜 그저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라고 응답합니다.
순수의 땅 광야, 정의와 진리의 땅 광야에서 외치는 사람! 사실 세례자 요한은 정의와 진리로 무장하고서 당시의 지배계급을 벌벌 떨게 했던 사람입니다.
나아가 요한은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하는 고백으로 자신의 겸손까지 드러냅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세례성사를 통해서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왕직,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언직, (하느님과 세상의 화해를 이루는) 사제직을 사명으로 받은 사람들입니다.
하느님께서 또다시 허락해주신 이 새로운 한 해, 의로운 마음과 참된 마음과 겸손한 마음으로, 말씀을 힘차게 전하며 실천에 옮기는 가운데, 말씀으로 행복하고 건강한 한 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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