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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8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4-12-17 조회수 : 213

의인 요셉

 

복음저자 마태오의 독자들은, 예수님을 이스라엘의 메시아로 인정하는 유다인들로 구성된, 70년 이전의 팔레스티나와 예루살렘 공동체의 일원이었던 사람들입니다.

마태오 복음서에는 고대 유다교에서 유래한 전승이 도처에 퍼져 있습니다. 이 점에서 첫째 복음서는 확고하게 구약성경에 뿌리를 두는 작품으로서율법의 위상과 지위에 관한 질문(특히 5,17-20),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의로움의 실천에 관한 질문(3,15; 5,6.10.20; 6,1.33; 21,32) 등이 높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다소 보수적이며 배타적이었던 이 공동체 안에서 ()라는 개념은 우선 율법 준수로 좌우되는 개념이었으며따라서 의인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이”(루카 1,6)를 가리켰습니다바리사이들이 의인으로 자처했던 것은, 스스로 율법 준수에 충실하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요셉이 아마도 이러한 의미의 의인이었다면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 응당한 대가를 치르도록 했을 것입니다(신명 22,23-24 참조).


그러나 요셉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으므로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했습니다요셉에게서 우리는 완전한 의인 모습, 의를 따르면서도 너그러움을 잃지 않는 참 신앙인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율법 준수에 매몰되어 있던 개념, 단죄하고 응징하는 개념을 뛰어넘어생명을 위한, 구원을 위한 개념을 보여주고 실천에 옮기고 있기 때문입니다이 완전하고 적극적인 의인 요셉에게 임마누엘 하느님, ‘우리와 함께 계신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하달되며요셉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입니다.

마리아의 수용에 이어 요셉이 하느님의 계획을 수용함으로써하느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분으로 영원히 머무시게 된 것입니다(마태 28,20).


요셉이 마음에 품었던, 그리고 그대로 실천했던 이 () 개념은 바로 우리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의 개념과 일치합니다.

의로우신 하느님이시지만, 자비로움과 너그러움이 늘 함께하는 하느님이시기에비로소 우리는 구원에 대해 말할 수 있고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율법 준수를 통해 구원을 획득할 수 있다고 믿었던 바리사이들과 달리구원은 하느님 자비의 결과요 선물이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시편 저자는 “산 이는 누구도 당신 앞에서 의로울 수 없습니다”(시편 143,2) 하고 읊었던 것입니다.


대림 시기는 우리와 함께 하시고자, 정확하게 말해서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기도하고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면서도이웃과의 관계에서 너그러움을 잃지 않는 여유 있는 하루그럼으로써 하느님의 자비를 본받아 실천에 옮기는 가운데 구원 대열에 들어설 수 있는 은혜로운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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