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성탄을 준비하는 대림시기에 들어가면서, 우리는 하느님이 하느님이심을 포기하고 사람이 되어 이 땅 밑바닥으로 내려오셨던 것처럼, 사람임을 포기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이웃과 지금까지 꺼렸거나 마다했던 일을 향해 내려감으로써, 주님과 함께 성탄하는 우리의 성탄 축일로 만들어 가자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결국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본래의 우리 모습을 되찾는 시기로 일구어 나가자는 말씀입니다.
대림시기 둘째 주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한 예언자, 요한 세례자라는 예언자를 만납니다. 그런데 이 예언자의 등장 장면이 정말 거창합니다. 티베리우스 로마 황제, 본시오 빌라도 유다 총독, 헤로데 대왕과 그의 동생들, 대사제 등이 언급된다는 사실에서 요한 세례자의 위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예언자는 대단한 사람, 명성을 떨쳤던 사람, 정의와 진리의 말씀으로 당대의 지배계급을 벌벌 떨게 했던 사람, 사람들이 메시아로 여길 만큼 권위를 지녔던 사람으로서,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들 수밖에 없었고, 이미 제자들을 거느리고 있던 사람입니다. 제자들 가운데 안드레아가 훗날 예수님의 제자로 자리를 옮겼음을 요한 복음서를 통해서 확인합니다. 예수님도 이 사람을 여인에게서 태어난 이 가운데 가장 큰 사람이라고 극찬하시기도 했습니다. 물론 요한 세례자는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리스도 앞에 보잘것없는 존재,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는 사람, 나는 점점 작아져야 하고, 그분은 날로 커져야 한다고 하는 말씀으로 위대한 겸손을 산 사람이었습니다.
겸손한 이 사람, 요한 세례자는, 오늘 복음에서,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합니다. 회개의 세례는 다시 태어나는 삶, 삶의 온전한 변화, 과거의 잘못에 대한 뉘우침을 뛰어넘어 생각과 의식과 행동을 포함한 우리의 삶 그 자체를 온전히 바꾸라는 외침으로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로 자리합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골짜기 곧 상처로 인해 깊게 패인 마음, 산과 언덕 곧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교만, 굽은 데 곧 남의 마음을 왜곡하는 비뚤어진 마음, 거친 길 곧 자기 것만 향해 내닫는 고집스러운 마음을 바로잡으라고 외칩니다. 패인 마음, 치솟은 교만, 비뚤어진 마음, 고집스러운 마음을 버리랍니다. 이것이 바로 회개이며, 이를 통해서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볼 수 있답니다. 파괴된 하느님과 이웃들의 관계, 자연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복원하랍니다. 한마디로 하느님과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 에덴동산에서의 삶을 되찾고 즐기랍니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이번 주간, 참된 회개를 통해서 하느님, 이웃, 자연과의 관계를 복원하시기 바랍니다. 요한처럼 겸손한 마음을 지니고, 우리의 패인 마음, 치솟은 교만, 비뚤어진 마음, 고집스러운 마음 버리고 비움으로써, 조금 더 내려가 거기에 계시는 예수님과 함께 성탄하시는 성탄 축일, 잘 준비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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