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 장면에 앞서 주님은 일흔두 제자를 선교의 길로 파견하셨으며, 그들이 사명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러니까 그들의 메시지가 사람들, 특별히 철부지와 같은 순박한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고 받아들여져 이 사람들이 하느님을 향하고 그분께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 때, 주님은 하느님께서 그들과 함께 완성하신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그 순수한 마음의 눈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깨닫도록 이르신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우리가 눈과 귀로 보고 듣는 가운데, 교회 안에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앞으로도 바뀌어나갈 것은 분명합니다. 어찌 보면, 이렇게 변화하는 교회의 모습이 교회가 건강함을, 교회가 살아 있음을 드러내는 구체적인 표지가 될 것입니다.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생명이 없거나 생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 짧지 않은 신앙생활을 통해서, 우리가 겪어야 했던 변화의 순간들이 때로는 하나의 위기로 다가와 혼란스러워도 했고 많은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순간들이, 곰곰이 생각하고 인내하며 기도할 수 있었던 기회, 우리 자신을 새롭게 할 수 있었던 기회,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신앙생활에 임할 수 있었던 기회를 제공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교회는,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라 믿고서, 오늘도 내일도 사람들을 향해, 특별히 힘 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 그 차가운 베틀레헴 마구간에서 떨고 계신 아기 예수님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내려가고자 힘씁니다. 정의를 외치고 평화로운 사회 건설을 위해 때로는 위험을 무릅쓰거나 부당한 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복음을 제대로 사는 길이 아니겠습니까? 바로 이것이 기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생생한 교육의 장이 아니겠습니까? 바로 이것이 우리 고유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짊어지고 나갈 수 있도록 고무하는 현실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제대로 보기 위하여 마음의 눈을 더욱 크게 뜨고서, 과거를 잣대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를 지양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공간과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귀한 것인지를,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하고 이르신 주님의 말씀이 그 자체로 큰 기쁨이고 행복임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 보는 것을 보는 눈으로 행복한 하루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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