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벌 성 야고보 성당은 두 번째 방문입니다. 첫 방문 때의 기억이 너무도 아름다워 늘 미사 참례를 소망하고 있었습니다. 경북 상주의 사벌국면이란 곳에 있는 사벌 성 야고보 성당은 안동교구 소속으로 교우들의 평균 연령이 75세를 훌쩍 넘습니다. 약 60명 정도의 어르신들이 미사 시작 30분 전에 도착하여 경건하게 묵상과 기도로 미사를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가을 추수철이라 평소 주일 미사 참석자보다는 조금 작은 인원수가 참석하였다고 신부님께서 웃으시며 강론 중에 말씀하셨습니다.
이 성당은 인근의 퇴강 성당으로부터 약 12km쯤 떨어진 곳에 있는데 이곳 성당과 함께 본당을 이루어 한 신부님이 사목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정식 명칭은 ‘사벌 퇴강 성당’이라 합니다. 성 야고보 성당은 퇴강 성당과 함께 전교의 역사로 보면 100년이 가까이 되어가는 꽤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지금 세워진 성당은 2018년에 축성되어 비록 얼마 되진 않았지만, 50년 된 낡고 허물어져 거의 무너질듯한 옛 성당을 재건축하였다고 합니다. 이 성당의 어려움을 안타깝게 여긴 전국의 신자와 교구에서 많은 성전건립금을 모았고, 그 비용으로 성당을 건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성당은 본당 수호성인 성 야고보의 상징인 조가비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정면에서 보면 조가비의 끝 모양으로 삼각형의 지붕이 길게 제대 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온 햇빛이 찬란하게 성당 안을 비추고 있습니다. 문 손잡이도 조가비 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 모양이 너무나 이쁩니다. 설렘 가득 조가비 문을 열면 화사한 분위기의 작지만 환하고 밝은 성당의 아름다운 모습에 온전히 마음을 빼앗기게 됩니다. 먼저 제대 뒤쪽에 최후의 만찬 유리 채색화가 보입니다. 제대 양쪽의 예수 부활과 겟세마니 기도의 유리 채색화도 아름답습니다. 이 작품은 14처의 작품과 함께 변진의 화백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변진의 화백은 수원대 교수로 올해 83세의 노작가입니다. 가톨릭 주교회의에서 수여하는 가톨릭 미술상 수여자로 유리 채색화 부문에서는 상당히 권위가 있는 작가라 합니다. 이처럼 성당 안의 아름다운 소품과 장식들이 성당 안을 환하게 밝혀주어 마치 천국의 어느 한 곳에 와있는 것 같은 신비로운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역시 조광호(인천가톨릭대 조형 예술대학 명예교수) 신부가 성당 스테인드글라스 제작에 참여하였다고 합니다. 성당의 크기는 자그마하지만 예술작품을 소장한 갤러리 같기도 합니다.
미사 후 돌아오는 길, 비 오는 굿은 날씨인데도 미사 참례의 여운이 남아 화창한 날씨 같은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음을 밝고 환하게 만들어 주는 아름다운 성당입니다.
글ㅣ인선규(예비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