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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주님 부활 대축일 메시지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5-04-17 15:50:04 조회수 : 100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이들 가운데서 찾고 있느냐?‘(루카 24,5ㄴ)



† 경청과 식별로 동행하는 수원교구!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



친애하는 수원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를 위하여 수난하시고 죽으신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주님 부활의 기쁨이 여러분 가정에 가득하기를 빕니다.


1. 부활의 신비

주간 첫날 이른 아침, 제자들은 예수님을 모셨던 무덤을 방문합니다. 하지만 무덤을 막아놓았던 돌은 이미 치워져 있었고 무덤 안이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버리면서 믿고 따랐던 분을 잃은 사건으로 말미암아 슬픔과 고통 속에 잠겨 있던 이들에게 ‘빈 무덤’ 사건은 또 다른 충격과 놀라움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빈 무덤을 바라보며 놀라워할 뿐, 아직 주님의 부활을 믿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라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요한 20,9 참조).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가려져 있던 제자들의 눈과 마음의 문을 열어주시어 부활의 신비를 깨닫게 하시고, 불신으로 꿈틀거리던 마음에 확고한 믿음을 주시어 옛 삶에서 벗어나 부활을 증거하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하셨습니다(요한 20장, 루카 24장 참조).


2. 절망 속에 있는 이들에게 희망

예수님께서는 세상 사람들이 관심을 주지 않았던 가난하고 소외되고 버림받고 고통 중에 있는 이들에게 먼저 손을 건네시며 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고 업신여김을 받던 죄인들의 친구가 되어 주시고, 그들이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빛과 희망이 되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믿고 따르는 이들이 죽음 속에 머무르지 않고 ‘부활’이라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초대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오늘도 당신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 곁에 함께하시며 그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시고 힘과 용기를 주시며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주십니다.


3.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을 위한 관심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으로 말미암아 지금도 세상 곳곳에는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별히 자국 중심의 첨예한 자본주의 계산법을 바탕으로 전쟁 무기, 첨단 기술과 경제력을 앞세운 강대국들은 전쟁과 환경파괴로 인하여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을 배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음에도, 또한, 환경파괴로 인하여 후손들의 삶의 터전이며 인류 공동의 집인 지구가 크게 신음하며 고통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대국들은 당장 눈앞에 놓인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구는 이러한 시대적 환경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와 미래 세대를 위한 삶의 터전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연대해 나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실천은 예수 그리스도의 지체인 교회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몫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께서 함께하시고자 하는 이들 곁에 머무르며 그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4.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기도와 실천

우리나라와 온 국민은 지난해 12월 3일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큰 혼란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로 인하여 우리 사회는 정치적 이념과 진영 갈등으로 극심한 분열, 불목, 다툼, 폭력을 마주해야 했고, 나라 안팎으로도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으로 큰 시련과 난관에 봉착하였습니다. 우리나라와 국민이 정치적으로 더욱 성숙해지고 민주주의가 보다 무르익기 위한 ‘성장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2.3 계엄령 이후 격동의 시간을 보내며 우리 국민은 양극으로 갈라져 탄핵 찬성과 반대 입장이 되어 극심한 불목과 분열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긴 숙고 끝에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였고, 우리나라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새 대통령을 잘 선출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때입니다. 대통령의 권력은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권력, 국민을 위하여 봉사해야 하는 권력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나라를 위해 진정으로 봉사할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해야 할 것입니다. 조기 대선을 치르며 다시 일어서야 하는 우리 사회의 건실한 미래를 위하여 교구민들께서 열성을 다해 기도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5. 부활의 기쁨을 살아가는 

    희망의 순례자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칙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Spes Non Confundit)와 함께 우리는 정기 희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희년을 지내며 자비롭고 사랑 가득하신 하느님을 더욱 가까이 만나게 됩니다. 사순 시기를 마치고 부활의 기쁨에 머무르는 신앙인은 주님께 희망을 둔 ‘희망의 순례자’로서 각자의 삶의 터전에서 신앙을 증거하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에 앞서 열리게 될 ‘수원 교구대회’를 준비하며 청년들이 실천하는 영성운동에도 온 교구민이 동참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인류의 빛이며 사랑 자체이신 주님께서 신앙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필요한 은총을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희망의 순례자들’이 가고자 하는 길에 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함께 하도록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님의 전구(轉求)를 청하도록 합시다.



수원교구의 주보이신 평화의 모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25년 4월 20일

주님 부활 대축일에

수원교구장 이 용 훈 마티아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