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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널 사랑하니까 그러는 거야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5-03-28 10:29:30 조회수 : 87

오늘 복음에서 탕자는 아버지에게 유산을 요구하며 집을 떠납니다. 유산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받을 수 있기에, 탕자의 행동은 사실상 아버지에게 '나에게 있어 당신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는 오늘날 많은 가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모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2009년~23년 사교육비 및 출산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1% 증가하면 출산율이 최대 0.3% 가까이 감소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출산율과 사교육비의 인과관계가 명확하다고 하기에는 연구가 더 필요하겠지만,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이와 관련한 현시대의 이러한 문제를 함께 생각해 봅니다. 사교육의 표면적 목적이 아닌 심층적인 목적과 욕구가 무엇인지 성찰해 보면, 이것을 우리 교육체계의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자녀에 대한 부모의 비뚤어진 사랑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날 가정교육의 문제 중 하나는 ‘조건부 사랑’입니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 사랑이 성적, 취업, 사회적 성공과 같은 외적인 조건에 의해 좌우될 때가 많습니다.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 ‘남들에게 뒤처지면 안 된다.’는 식의 교육이 반복되면, 자녀는 결국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가 충족되지 않거나 자녀가 다른 길을 선택할 때, 부모와의 관계가 단절되기도 합니다. 마치 탕자가 유산을 가지고 집을 떠난 것처럼, 많은 자녀가 부모의 기대와 압박으로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부모와 대화가 단절되고, 정서적 유대가 약해지는 것은 현대 한국 사회의 큰 문제 중 하나입니다.

탕자는 결국 재산을 탕진하고, 극심한 굶주림 속에서 자신을 돌아봅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집을 떠올리며 다시 돌아갈 결심을 합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아들이 아니라, 품팔이꾼으로라도 받아들여지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조건부 사랑에 익숙해진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비유 속의 아버지는 아들을 향해 달려가 그를 끌어안고, 아무 조건 없이 용서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조건이 없습니다. 우리도 부모로서, 자녀로서 그러한 사랑을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 복음에서 또 한 명의 중요한 인물은 ‘큰아들’입니다. 그는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탕자를 받아주는 아버지를 보고 분노합니다. 이는 한국 사회의 경쟁 중심 가치관과도 연결되며,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현실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시작점이 바로 부모와 자녀 간의 건강한 관계라 생각합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어야 하지만, 동시에 자녀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조건부 사랑’의 위험을 경계하고, 참된 사랑의 가치를 깨달아, 그 사랑을 실천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