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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야! 가만!”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5-02-28 08:56:07 조회수 : 90

어릴 적, 집에서 형과 컴퓨터 게임을 함께 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풍선 게임이었는데(일명, ‘크아’), 형과 저는 자주 같은 팀으로 게임을 했고, 형이 저보다 게임을 잘하는 편이어서 저는 형의 말에 따라 플레이했습니다. 그런데 가끔, 제가 먼저 죽으면 형이 ‘거기서 죽으면 어떡하냐? 제대로 했어야지!’ 하고 화를 내는 바람에 억울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형이 인원수가 불리한 게임에서도 승리하는 모습 또한 자주 봤기에 그런 형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근데 한 번은 먼저 죽은 형이 옆에서 하는 저의 플레이를 뺏어서 했는데, 그것마저 죽은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때다 싶어 형에게 막 뭐라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찌 됐을까요? 호되게 맞고 다시 게임에 집중했습니다.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 같은 저의 형입니다. 

“아우야! 가만,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내 주겠다.”라는 오늘 복음 속 예수님의 비유 말씀이 저의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우리 눈은 바깥쪽으로 향해있기에 나의 부족한 모습을 발견하기보다 타인의 부족함을 더 쉽게 발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의 부족한 모습을 잘 발견하는 사람은 또한 자신의 부족한 모습 또한 잘 발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의 여부에 따라 남에게 뭐라 하는지, 그러지 않는지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내 눈 속에 있는 들보를 안다면, 다른 이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감히 뭐라 할 엄두도 내지 못할 것입니다. 자신이 그런 말 할 처지가 안되기 때문이죠. 들보도 없고 티도 없는 한 사람은 바로 ‘예수님’뿐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적어도 자기 눈에 ‘들보’는 없다 치더라도, ‘티’는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는다.’ 선하신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또 이번 한 주를 살아가려는 우리에게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 주고자 하십니다. 선한 것을 받은 사람은 선하게 변해갑니다. 근데 선한 것을 악한 것으로 변질시키는 사람 또한 존재합니다. 자신을 올바로 돌아보는 사람은 선함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나는 “아우야! 가만”하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나 자신을 조용히 돌아볼 줄 아는 사람입니까? 마음의 선함을 입으로 말할 줄 아는 우리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