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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로 영혼을 구원한 박후재 요한 (축일 9월 20일)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5-02-28 08:55:01 조회수 : 66

박후재(1799~1839)는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신유박해 때 순교했습니다. 그는 어머니를 모시고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어머니는 교우들의 집에 물을 길어다 주고, 그는 짚신을 팔아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박후재는 서른여섯 살 때 결혼했습니다. 신부 부모는 천주교 신자였는데, 교우들이 박후재의 신앙심과 인품을 칭찬하는 것을 보고 딸을 그와 결혼시켰습니다. 

박후재는 어느 날, 가난을 힘겨워하는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천주를 사랑하는 표시로 짚신 만드는 방망이로 정강이를 치곤하오. 당신도 괴로움을 잘 참고 견뎌야 하오.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육신의 곤궁(困窮)도 잘 참아야 하오. 옛날 어떤 성인은 자신의 썩은 몸에서 구더기가 기어 나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것을 집어 종기에 넣으며 말했다오. ‘먹을 것을 두고 어디를 가느냐?’ 그러니 우리도 고통을 잘 견뎌야 하오.” 아내는 그 말을 명심하고 기쁘게 생활했습니다. 

어느 날, 박후재가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교우들이 많이 붙잡혀 갔소. 우리도 더욱 조심해야 하오.” 박후재는 모아두었던 돈 40푼 중 절반을 아내에게 주며 숙모 집에 가서 하룻밤을 지내고 오라고 했습니다. 아내는 남편 말대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날 박후재는 체포되었습니다. 어떤 예비 신자가 고발한 것이었습니다. “네 부모가 살아있느냐?”라는 재판관의 질문에 박후재는 “모친은 몇 년 전에 돌아가셨고, 부친은 신유년에 참수되셨소.”라고 대답했습니다. 재판관이 다시 물었습니다. “임금이 천주교를 금했는데 너는 왜 임금의 명을 어겼느냐?” 이에 박후재는 “천주는 이 세상을 창조하신 분이오. 천주는 당신을 사랑하기를 명하셨소. 나는 임금보다 천주께 더 복종할 의무가 있소.”라고 답했습니다. 재판관이 또다시 “임금의 명령을 어긴 천주교인들을 대라.”고 하자 박후재는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는 법이오.”라고 말했습니다. “살고 싶거든 배교해라.”라는 재판관의 말에 박후재가 마지막으로 대답했습니다. “천주교는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하오. 배교하느니 차라리 죽겠소.”

고문이 시작되었습니다. 곤장 40대를 맞았습니다. 살점이 떨어져 나오며 상처에서는 피가 솟구쳤습니다. 곤장이 뼈에 부딪힐 때마다 나는 소리는 끔찍했습니다. 결국 박후재에게 참수형(斬首刑)이 선고되었습니다. 서소문 밖 형장에서 희광이(망나니)가 칼로 박후재의 목을 여러 번 내려쳤으나 그의 목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희광이는 다시 칼을 갈아 다시 내려쳤습니다. 박후재의 머리는 땅에 떨어졌고 순교(殉敎)했습니다. 

“내 영혼을 구원하려면 ‘순교’해야 한다.”

(박후재 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