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수원주보 기사

참된 용서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5-02-21 08:18:28 조회수 : 87

미움과 증오는 참으로 쉬운 일입니다. 미워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살지만, 어느 순간 내 마음에 미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반대로 용서는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나에게 상처를 남긴 누군가를 용서하겠노라 다짐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맙니다. 용서하지 못했다는 자책감마저 들며 마음은 더욱 아프기만 합니다. 용서하지 못하는 자신을 바라보며 마음 한편에 작은 의문이 생겨납니다. '원수를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분의 삶에 매료되어, 그분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걷는 사람들입니다. 주님의 길을 걷는 사람은 말뿐이 아닌 실천으로 그분의 삶을 증거합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순간 예수님께서 외치신 것은 저주가 아니라 ‘용서’였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성부께 당신을 못 박는 사람들을 용서해달라고 청하신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저주하고 학대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라는 말씀을 고통의 한가운데에서 완성하셨습니다. 


원수를 용서해야 하는 이유는 나 또한 용서받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어로 ‘용서하다.’라는 말은 ‘놓아주다.’ ‘해방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용서는 자신에게 상처를 남긴 누군가를 구하는 일인 동시에 자기 자신도 구하는 일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진정으로 용서할 때 주님께서도 나를 용서하시고 구원하십니다. 


원수를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몸소 행하신 그 일을 우리가 바라보았기에, 그분의 길을 걷는 우리 또한 해낼 수 있습니다. 최선의 하느님께서 우리를 최선의 길로 이끌어 주십니다. 주님의 권능과 자비에 의탁하며 불가능해 보이는 원수 사랑을 행할 수 있도록 주님께 은총을 청합시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 받을 것이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