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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주치명자(爲主致命者) 남명혁 다미아노 (축일 9월 20일)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5-01-23 10:42:57 조회수 : 67

남명혁(1802~1839)은 서울 양반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재능과 학식이 있었으나 20대에는 방탕하게 지냈습니다. 서른 살이 되면서 천주교의 교리를 배웠고,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중국인 유방제 신부에게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되었습니다. 유 신부는 남명혁을 믿고 회장직을 맡겼습니다. 남명혁은 자신의 집에 예비신자를 모아 놓고 교리를 가르쳤으며, 어려운 사람들을 정성껏 돌보았습니다. 병든 사람을 찾아가 위로해주었고, 생명이 위독한 사람에게는 대세를 주었습니다. 한 친구가 남명혁에게 “후세 사람들이 자네 이름을 무엇이라 불러주면 좋겠는가?”라고 물었습니다.  남명혁은 “‘성의회원위주치명자(聖衣會員爲主致命者)남 다미아노’라고 불러준다면 좋겠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위주치명자’는 ‘하느님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이란 뜻입니다. 남명혁은 한마디 더 했습니다. “하늘나라에 가려면 ‘미쳐야’ 하네.”

남명혁은 한 예비신자의 밀고로 가족과 함께 체포되었습니다. 포졸들은 남명혁의 집을 샅샅이 뒤져 앵베르 주교의 제의와 주교관 등을 찾아냈습니다. 전날, 남명혁의 집에서 앵베르 주교가 성사를 진접한 후, 미처 숨기지 못해 발각된 것입니다. 당시 관원들은 서양 신부를 체포하기 위해 혈안(血眼)이 되어 있었습니다. 문초가 시작되었습니다. 

(재판관)“제의와 주교관과 경본은 누구 것이냐?” 

(남명혁)“1801년에 순교한 주문모 신부의 것이오.” 

(재판관)“그 물건이 아주 새것인데 40년 전에 죽은 주 신부의 것이라고 한 네 말은 거짓이다. 천주교를 배반하고 네 가족의 목숨을 구해라. 그리고 교우들의 집을 대라.” 

(남명혁)“천주교 계명 중에 남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는 계명이 있으니 댈 수 없소.”

이후 혹독한 고문이 시작되었습니다. 다리뼈를 부러뜨렸고, 팔과 옆구리 그리고 온몸에 매질했습니다. 정신을 잃은 남명혁은 나흘 동안 생사를 헤맸습니다. 결국 남명혁에게 다음의 죄목으로 사형이 선고되었습니다. ‘남명혁은 사악한 종교 서적에 빠져 그것을 탐닉하였다. 그의 집에서 압수한 사악한 관과 옷은 그가 사악한 종교의 지도자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또한, 자기 가족에게 사악한 종교를 가르쳐 조상 제사도 헛되다는 등 모든 인륜을 부정하고 있으니 사형에 처한다.’ 남명혁은 서소문 밖에서 목이 잘리는 참수형을 당해 순교했습니다. 


“이 세상은 잠시 머무르는 곳일 뿐이오. 

우리의 진짜 고향은 천국이오.

천주를 위해 치명하시오.

천국에서 다시 만나기를 바라오”

(남명혁 성인이 순교 직전 아내에게 보낸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