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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징, 신앙의 신비”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5-01-17 09:56:54 조회수 : 70

저는 오늘 복음 내용을 읽을 때마다, ‘포도주의 맛은 어땠을지, 포도주의 양은 얼마나 되었을지’ 궁금했었습니다. 포도주의 맛을 추측하기는 어렵지만 그 양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두 두세 동이들이었다.”는 것에서의 ‘동이’는 희랍어 μετρητὰς(메트레타스)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이는 액체를 측정하는 통을 의미합니다. 그 양은 약 20~30갤런(gallon)이며 리터(L)로 계산하면 약 75L~113L가 됩니다. 물독이 여섯 개라면 그 양은 대략 450L~678L가 됩니다. 가로 길이가 150cm 정도가 되는 일반적인 욕조에 물을 가득 채우면 적게는 500L, 많게는 600L 정도이니 꽤 놀라울 정도입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찾을 수 있는 놀라운 점은 물의 양이 아닌, 예수님을 통해 '물이 포도주로 변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표징'으로 혼인잔치에 참석한 사람들의 즐거움을 지켜주셨습니다. 오늘 복음 내용인 '카나의 혼인 잔치'는 요한 복음에만 등장합니다. 그리고 요한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요한 세례자에게 세례를 받으시는 내용에 대해, 과거의 일을 제자들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아주 간결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요한은 그리스도의 세례와 함께 그리스도의 첫 기적을 복음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요한 복음은 ‘말씀이시자 빛이시며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분’을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이후 요한 복음서를 보면, 주님을 만난 나타나엘은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하고, 주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오르내리는 것을 볼 것이다.”라며 당신을 사람의 아들이라 말씀하십니다. 요한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신성을 고백한 요한 세례자와 당신의 인성을 말씀하시는 예수님을 복음의 초반에 드러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오늘 복음은 나타나엘의 고백 사흘 후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날 예수님은 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표징을 보여주셨고,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고 증언합니다.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물이 정화되었고, 이제 그 물이 예수님을 통해 포도주로 변화됩니다. 그리스도는 혼인잔치의 기쁨을 지켜주셨고, 이후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그분을 믿고 따르는 이들의 부활잔치의 기쁨을 지켜주셨습니다. 


때때로 주님의 도우심과 기적이 지금 내 삶에 가시적으로 나타나길 바라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이들입니다. 주님께서 보여주신 표징은 우리의 구원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그 표징의 의미를 추구해야 합니다. 물의 양이나, 포도주의 맛과 같은 현세적인 것보다 복음이 말하고자 하는 것, 성경에 기록되고 전해지는 이유인 ‘구원’에 더 매달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