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은 예수님께서 어머니 마리아와 아버지 요셉 성인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에게 나타내 보이심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날 각 성당에서는 구유에 세 명의 동방박사 성상을 놓고, 오늘 복음의 내용을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이끌어 줍니다.
세 명의 동방박사는 먼 곳에서 별을 보고 아기 예수님이 태어난 곳을 찾아왔습니다. 하늘 위에 큰 별이 이 세 박사를 아기 예수님께로 인도해 주었고, 그렇게 아기 예수님을 만난 동방박사들은 큰절을 올리며 주님을 경배하였습니다. 그리고 선물을 드렸는데 이 선물은 황금과 유향과 몰약입니다.
‘황금’을 선물로 드린 이유는 예수님이 이 세상의 왕이심을 뜻하고, 제사 때 쓰이는 ‘유향’은 하느님께 경배드리고 성전을 향기롭게 하는 의미가 있어 아기 예수님께서 하느님이심을 뜻합니다. ‘몰약’은 값비싼 기름인데, 당시에는 왕이나 예언자에게 이 몰약을 붓기도 하고, 시신에 바르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예수님께 몰약을 드린 이유는 예수님께서 참된 임금이시며 참된 예언자이시고, 예수님의 수난 신비를 미리 암시하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기에 먼 곳에서부터 아기 예수님을 찾아와 귀한 선물을 드린 동방의 세 박사처럼 오늘 주님 공현 대축일을 지내는 우리 또한 아기 예수님께 무엇인가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무엇을 드릴 수 있을까요? 값비싼 옷? 명품가방? 고이 쌓아둔 소중한 적금? 우리가 잘 알다시피 주님께서는 우리 눈에 보이는 ‘귀한 것’을 바라는 분이 아니시죠. 그런 분이 절대 아니십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마태 9,13).
동방박사들은 자신이 생각한 귀한 선물을 아기 예수님께 드렸습니다. 오늘날, 나는 어떤 선물을 드릴 수 있을까요?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미 주님께로부터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 선물, 단 하나의 선물은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은 믿고 희망합니다. 이 믿고 희망하는 것 안에서 우리는 성장합니다. 주님 덕분에 성장한 우리가, 이제는 아기 예수님께 선물을 드릴 차례입니다.
내가 주님께 드릴 수 있는 선물 ‘한 가지’는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