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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 맞이한 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4-12-19 17:09:28 조회수 : 64

12월은 추운 겨울입니다. 반면에 따스함이 가장 넘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행과 기부를 하는 모습을 매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많은 이가 이웃에게 선행을 베푸는 모습을 보면, 성탄의 기쁨은 비단 우리 신자들만이 느끼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인류가 보편적으로 공유하는 ‘사랑의 실천’이라는 중요한 가치가 가장 뜨겁게 발현되는 시기가 성탄 시기와 함께 한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커다란 은총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2023년 12월. 아내 비비아나와 함께 서호주(Western Australia)의 주도인 퍼스(Perth)로 여행을 갔습니다. 퍼스는 ‘세계에서 가장 외딴 도시’라는 별명처럼 호주의 서남부 끝단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한국에서는 퍼스로 가는 직항노선이 없기에 다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또한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의 지리적 이유로 우리나라와 계절이 정반대입니다. 즉, 우리나라의 12월은 겨울이지만, 그 시기의 호주는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입니다. 호주를 여행하는 기간 중 성탄 대축일을 맞이했기에 현지에서 미사에 참례하게 되었습니다.

이국땅에서 드리는 미사는 제가 천주교 신자임을 다시 한 번 감사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미사 전례가 한국에서의 그것과 같기에 현지의 신자들과 함께 한마음으로 미사에 참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eace be with you”라고 현지 신자들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성탄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서로에게 전하는 미소 가운데,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시는 예수님의 은총을 체험했습니다. 성체를 영하기 위해 한걸음씩 다가갈 때마다, 낯선 이국땅에서도 주님께서 사랑과 은총의 기적을 허락하셨음을 느끼며, 감사함에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사랑하는 아내 비비아나와 함께 호주의 “성 패트릭 성당”에서 참례한 “한여름의 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는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