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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회개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4-12-06 09:34:45 조회수 : 78

“일단 인간의 이성이 균형을 잃게 되면, 인간은 모든 것을 믿을 수 있다”(푸블리우스 타키투스).


이스라엘 민족의 신앙은 균형을 잃었었습니다. 그들은 맹목적으로 율법을 따랐고, 율법이라는 이름으로 자신과 이웃을 단죄하느라 자비하신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들 영혼은 ‘굽은 곳과 거친 곳’으로 가득했습니다. 균형 잃은 그들의 신앙은 눈먼 이들의 인도를 맹목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한 세례자는 이러한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오기 전 요한 세례자는 이스라엘 민족이 자신들 영혼의 굽은 곳과 거친 길을 바라볼 수 있도록 회개의 세례를 선포합니다. 그들이 예수님의 자비와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들의 마음을 준비시킵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을 평탄하게 되어라.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루카 3,4-6).


이 외침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들려옵니다. ‘나의 영혼은 얼마나 굽어 있고 거칠어졌는가?’ ‘나는 하느님의 구원을 볼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제2독서를 살펴봅시다. 

“내가 기도하는 것은, 여러분의 사랑이 지식과 온갖 이해로 더욱더 풍부해져 무엇이 옳은지 분별할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필리 1,9).


나를 돌아보는 시간은 단순히 내가 했던 행위들을 나열하고 심사하는 순간이 아닙니다. 그 시간은 이기적인 사랑이 만든 굽이지고 거친 나의 삶을 돌아보고, 하느님의 사랑이 만든 곧은 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바라보는 순간입니다. 균형 잃은 이성으로 나를 돌아본다면 우리 마음은 더 거칠어지지만, 하느님의 사랑으로 나를 돌아볼 때 우리는 하느님의 구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벌써 12월입니다. 만약 우리가 지난 시간을 인간의 힘으로만 돌아본다면 막막함이 앞설 것입니다. 하지만 자비하신 하느님의 사랑으로 되돌아본다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연말이라는 이름으로 가장 번잡스럽고 바쁜 시기지만, 나의 구원을 위하여 주님 사랑 안에서 평온함과 침묵을 추구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곳에서 찾는 기쁨은 분명 우리를 새롭게 해 줄 것입니다. 


“예루살렘아, 슬픔과 재앙의 옷을 벗어 버리고

하느님에게서 오는 영광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입어라”(제1독서. 바룩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