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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의 찬란한 빛, 성녀 루치아(축일 12월 13일)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4-12-06 09:33:25 조회수 : 210

“창공에 빛난 별/ 물 위에 어리어/ 바람은 고요히/ 불어오누나/ 내 배는 살 같이/ 바다를 지난다.” 나폴리 민요 ‘산타루치아’입니다. 루치아(283~304)는 나폴리의 수호성인입니다. ‘루치아’는 빛이라는 뜻을 가진 ‘룩스’에서 나왔습니다. 빛은 휘어지지 않고 직선으로 날아갑니다. 루치아의 삶도 하느님을 향해 직선으로 날아간 삶이었습니다. 


루치아는 이탈리아 시라쿠사의 부유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적에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함께 살던 어린 소녀는 스스로 하느님께 동정을 서원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루치아를 귀족 청년과 약혼시키려 했습니다. 어머니는 혈루증(하혈하면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나오는 무서운 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루치아는 어머니를 모시고 아가타 성녀의 무덤이 있는 성당으로 갔습니다. 루치아는 어머니가 성녀의 무덤을 만지면 병이 나을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가졌습니다. 무덤에서 기도하는 중에 루치아가 잠깐 잠이 들었는데, 아가타 성녀가 꿈속에서 말했습니다. “하느님께 축복받은 동정녀 루치아여, 루치아의 믿음으로 어머니 병은 나았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루치아가 어머니에게 “어머니 병은 다 나았어요. 병을 낫게 해주신 하느님 이름으로 간청드려요. 저를 약혼시키려 하지 마세요. 그리고 제 결혼 준비금은 모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쓰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병이 나은 것을 확인한 어머니는 루치아의 말대로 했습니다. 


루치아와 약혼하려던 귀족 청년이 이를 알고 ‘그리스도인이고 로마법을 지키지 않았다.’며 루치아를 로마 집정관에게 고발했습니다. 집정관은 루치아를 법정에 출두시켰습니다. 집정관은 루치아에게 로마의 신을 믿으라고 강요하며 “우리는 로마의 법을 따른다. 너도 그 법을 따라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이에 루치아는 “나는 하느님께 봉헌된 사람이므로 로마의 신은 믿지 않는다. 나는 하느님의 법에 따라 행동한다. 당신은 로마 황제를 두려워하지만 나는 하느님만 두려워한다.”라고 대답했습니다. 화가 난 집정관은 루치아에게 “너를 매음굴로 끌고 갈 것이다. 그곳에서 너의 몸은 더럽혀질 것이다.”라고 하자 루치아는 “성령께서 보호해주실 것이므로 나의 몸은 더럽혀지지 않을 것이다. 어서 고문을 시작하라.”고 말했습니다. 루치아를 끌고가려 했지만, 그녀는 전혀 움직여지지 않았습니다. 황소 여러 마리가 와서 끌어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집정관은 루치아를 불에 태워 죽이라고 했습니다. 루치아는 불에도 타지 않았습니다. 집정관의 부하가 루치아의 목에 칼을 꽂았습니다. 루치아는 목에 칼이 꽂힌 채 성체를 모시고는 하느님 곁으로 갔습니다. 


“모든 사람의 끝은 같다. 

다만 그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었는지

그 디테일이 그를 구분할 뿐이다”(헤밍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