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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2019 주님 성탄 대축일 수원교구장 메시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19-12-20 조회수 : 2761

 

 이들은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들이다

(요한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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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asuwon.or.kr/uploads/cas02/cms_article/pds/board/4/files/2019_Christmas_msg.mp4

 

소통과 참여로 쇄신하는 수원교구

신앙의 기쁨! 젊은이와 함께!

 

사랑하는 수원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가운데 평화로 오신 주님의 은총과 영광이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빕니다.

 

1. 하느님의 평화가 우리에게 왔습니다. 그 평화는 은총의 빛으로서 우리 가운데 계십니다. 믿는 이들은 그분을 알아보고 경배하며 평화를 누립니다. 하늘의 영광이 땅에서도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죄의 용서를 위한 구원의 성사가 성탄의 신비 안에서 태동하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누시는 평화의 인사가 구유 안에 잠든 아기의 미소 안에 깃들어 있습니다. 장차 당신을 믿는 이들을 통해 선포될 지상의 평화가 베들레헴 마구간 안에서 온화한 사랑으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그 평화가 세상의 어두운 밤을 고요히 감싸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안에 온 하느님의 평화는 장차 구원의 등불이 되어 세상을 밝히 비추는 빛으로 드러날 것입니다.

 

2. 세상은 여전히 갈등과 분열 속에 평화를 갈망합니다. 하지만 세상이 추구하는 평화는 하느님이 주시는 평화와는 다릅니다. 세상이 추구하는 평화는 빠르게 확산하는 개인화의 물결 속에 자기중심의 이기적인 목적을 충족하려는 것일 뿐, 더불어 나누고 내어주며 누리게 되는 하느님의 평화와는 너무나도 다릅니다. 게다가 분단의 현실 앞에서 아직도 불안한 평화를 누리고 있는 우리나라는 내년이면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이합니다. 70년 세월 동안 우리는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주변 강대국들과의 이해관계 속에 얽혀있는 분단의 현실은 여전히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힘겨루기로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그래도 이 땅의 평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기도가 필요한 때입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는 지난 10월 추계 정기총회의 결정을 통해서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인 2020년을 맞이하여, 2019121일 대림 시기부터 20201128일까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밤 9시 주모경 바치기운동을 합니다. 저는 우리 교구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 땅의 평화를 염원하며 매일 밤 9시에 주모경을 바침으로써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모든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실어주시기 바랍니다.

 

3. 성탄의 신비는 또한 우리를 성가정의 사랑 안으로 초대합니다. 예수님, 성모님, 요셉 성인이 이루는 성가정은 모든 가정의 원형이고 모범입니다. 그 안에서 충만한 사랑과 희생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하느님께서는 우리 가정을 통해 당신의 구원사업을 이루고 계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가정에 당신의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희망하십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우리를 파견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과 평화가 필요한 곳에 언제나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특히 사회경제적 이유로 결핍을 겪고 있는 소외계층의 가정에 실질적이고 조건없는 나눔을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눈을 들어 주변을 살핀다면 어렵지 않게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성탄 시기에 하느님의 평화를 전하는 사도로서 도움이 절실한 가정에 베푸는 나눔의 실천은 그 어떤 구유 경배보다 더 값진 경배이며 예물이 될 것입니다.

 

4. 지금 우리 수원교구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기계화, 도시화, 개인화, 고령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넘길 수 없는 난제들이 동시에 밀려들고 있습니다. 이 난제들은 비단 우리 교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교구는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지난 2018년에 기존의 제도를 과감하게 개선한 새로운 대리구제도를 출범하였습니다. 그 목적은 통합 사목지구 중심 사목을 통해 사목의 소통 구조를 단순화하고 목자들이 신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감으로써 지역 본당 공동체들이 활기 넘치게 하려는 데 있습니다. 또한, 세대와 계층이 소통하고 화합하는 유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일 년 반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좀 더 힘을 내서 앞으로 나아갈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이기신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신앙인답게 도도하게 밀려드는 세상의 거센 유혹과 난관에 맞서서 복음의 진리를 선포하고 하느님의 평화를 전하는데 힘차게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5. 교회의 어머니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성탄의 신비 한가운데에서 우리를 위해 전구하십니다. 이미 2000년 전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아기 예수님을 품에 안고 한없는 사랑과 연민의 마음으로 기도하셨듯이, 지금도 새롭게 태어나는 모든 어린 생명과 그 가정을 품에 안고 기도하십니다. 그리고 우리 믿는 이들에게 인간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모든 악의 세력에 맞서 싸우며 함께 기도하자고 요청하십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성모님께 힘이 되어 드릴 수 있겠습니까? 생명을 경시하고 분열과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평화를 노래하고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 이들이야말로 진정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들입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191225

주님 성탄 대축일에

 

수원교구장 이 용 훈 마티아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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