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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故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님 추모 관련 호소문

작성자 : 사회복음화국 작성일 : 2016-10-06 조회수 : 3097

[호소문]

 

불의를 지껄이는 자는 반드시 탄로 나게 마련이고 정의의 심판을 면할 수가 없을”(지혜 1,8) 것입니다.


수원교구 사제, 수도자, 교형자매 여러분!

지난 925 농민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님이 선종하셨습니다.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후 그가 겪었을 317일의 고통은 끝났지만, 그가 편히 눈감을 수 없었을 오늘 우리 사회의 현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삶과 죽음을 넘나들던 317일의 긴 시간 동안 주어진 진심어린 사과의 기회마저 외면한 국가권력의 폭력과 야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긴 밤 과 낮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작년 1114, 쌀값 21만원 보장하겠다는 대통령 공약을 지켜달라고, 식용 쌀 수입 반대한다는 농민들의 호소에 돌아온 것은 경찰의 물대포 직사였으며 백남기 임마누엘 농민이 쓰러졌습니다. 거리에서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칠순의 농민에게 국가는 생명을 앗아갈 폭력으로 답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직사, 고압물대포로 농민을 피격한 국가가 그 시신마저 빼앗으려 하고 있습니다. 생명을 앗아간 무거운 책임을 져야할 이들이 사인규명을 운운하며 듣도 보도 못한 조건부 부검 영장으로 부검을 강행하겠다고 유가족들을 협박하고 있습니다. 고인의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모욕하는 패륜입니다.


시신을 훼손하면서까지 부검을 해야 할 때가 있다면, 다른 누가 아니라 죽은 사람이 부검을 통해서라도 억울함을 풀어야 할 때 입니다.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는 사인이 밝혀지지 않아서 억울한 것이 아니라 사인이 명명백백히 드러났는데도 잘못을 저지른 자들이 사과 한마디 없고 잘못한 줄도 모르기 때문에 비통한 것입니다. 진실은 살아있습니다. 경찰이 물대포로 사람을 죽였고 아직 책임자는 처벌되지 않았습니다.

수원교구 사제, 수도자, 교형자매 여러분!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을 다시 기억해야 할 때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사회 부정에 맞서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인간 존엄과 형제애, 연대는 모든 사회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교회의 가르침입니다. 마지막 가는 길까지 국가의 폭력으로 고인의 존엄을 훼손해서는 안 됩니다.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가 평안히 영면에 드실 수 있도록 그를 지키는 것이 그의 존엄을 살려내는 일입니다. 국가폭력의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그를 살려내는 일이며 그리고 그것이 살아남은 우리 모두의 존엄을 지키는 일입니다. 이는 공동선을 위한 교회 본연의 임무입니다. 백남기 형제님의 무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더 이상 이 땅에 불의한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우리의 행동과 기도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에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는 다음과 같이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님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하고자 하오니 함께해 주시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 다 음 -


1. 서울대병원 분향소 및 지역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조문과 연도를 해주십시오.

- 매일 오후 4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님의 영원한 안식을 위한 매일 미사가 봉헌되고 있습니다.

- 수원교구 관할 지역 분향소 : 수원역 광장

2. 미사 중에 백남기 형제님과 그의 가족들을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3. 오는 1010() 봉헌 예정인 불의한 정권의 회개와 민중을 위로하는 시국미사 (오후 7, 서울 광화문광장)에도 함께해 주시길 청합니다.

천주교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재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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