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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2014 예수 부활 대축일 메시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14-04-19 조회수 : 2114

2014 예수 부활 대축일 메시지
 
부활하신 주님의 자애가 온 땅에 가득하네. 알렐루야 !
(시편 33,5 참조)

 + 소통과 참여로 쇄신하는 수원교구!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영적 쇄신을!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어둠의 세력과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평화와 은총이 여러분 가정에 충만하기를 빕니다.

   우리 안에 깃든 파스카의 신비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기에 모든 그리스도인은 용약하며 기쁨의 찬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믿는 이들에게 나타나시어 우리에게 부활의 희망을 확고하게 새겨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파스카의 신비에 충만히 참여하게 되었으며 부활의 희망을 안고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온 열정을 바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경축하는 파스카의 신비는 올해 초에 발표된 <50주년 교서 - ‘소통과 참여로 쇄신하는 수원교구’>에도 잘 나타납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인간과 ‘소통’하시기 위해 세상에 성자를 보내셨고, 성자께서는 인간의 육신을 취하시어 인간과 하나 되셨습니다. 그분은 수난과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시어 인간의 운명에 동참하셨으며, 죄와 죽음의 사슬을 끊고 부활하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세례성사를 통해 주님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하여 새로운 삶을 부여받은 우리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파스카 신비를 온 몸과 마음으로 살며 나날이 ‘쇄신’되어 갑니다. 예수님의 파스카 구원 업적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원천이며 존재방식인 것입니다.

   성령 안에서 새롭게 발견하는 그리스도인의 소명
   하느님께서 인간과 소통하고 대화하는 원리는 ‘성령’이십니다. 성자께서 그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에게서 육신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신 것은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었으며(마태 1,18.20 참조), 이로써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결정적 소통이 이루어졌습니다. 한편 성자께서는 요르단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당신께 내려오시는 것을 보았으며 성부의 음성을 들으셨습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11)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 아들로서 당신의 소명을 새롭게 발견하신 것입니다.
   바로 그 성령께서 그리스도인의 삶의 원리가 되시며, 맞갖은 소명을 알려주십니다. 우리는 세례 때에 성령을 받아 하느님의 자녀, 그리스도의 지체, 성령께서 머무시는 성전이 되어 하느님과 소통하는 ‘새로운 인간’이 되었습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와 한 몸이 되었고,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자직, 왕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통하여 아버지께로부터 받은 소명을 새롭게 발견하셨듯이, 그리고 제자들이 스승이신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성령을 받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발견하였듯이, 우리도 세례 때에 성령으로부터 ‘복음화의 소명’을 받아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파스카 사건을 통해 우리에게 오시는 성령으로 끊임없이 새로워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십자가의 길은 복음화의 소명에 참여하는 길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으로 죽음을 없애시고 영광스러운 부활로 우리의 생명을 되찾아 주셨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 덕분에 하느님 앞에서 의롭게 되었으며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또한 그리스도와 함께 하늘나라의 상속자가 되었으며,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을 갖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십자가를 지지 않는다면 그 부활의 영광은 우리의 것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려는 이들에게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마태 16,24; 마르 8,34; 루카 14,27) 따르라고 하신 것입니다. 곧 당신께서 아버지로부터 받은 사명을 완수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처럼, 우리 또한 당신 뜻에 ‘참여’하기 위해 십자가의 길에 우리 자신을 봉헌할 때,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에 충실하며 부활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십자가의 길은 그리스도와 함께 세상의 구원을 위한 복음화의 소명에 참여하는 우리의 여정입니다.

   마리아의 모범
   우리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에게 소통과 참여와 쇄신의 삶을 모범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성모님은 신앙으로 가브리엘 천사를 통한 하느님의 뜻에 따라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고 하시며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참여’하셨고, 인간이셨지만 그 태중에 하느님을 품은 곧, 하느님과 하나가 된 새로운 존재가 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시며 복음 전파의 사명을 수행하실 때에 하느님 나라 복음 선포에 함께 하셨으며, 아드님이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실 때에도 몇몇 제자들과 함께 그분 곁에 계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모님께서 앞서 가신 신앙의 모범을 따라 하루 세 번, 삼종기도를 통해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고 되새기며, 우리 생활 안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통해 복음화의 소명을 실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소통과 참여로 쇄신을 통해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늘 우리 곁에 계시며, 특히 가난한 이들과 버림받은 이들 곁에 계십니다. 소통과 참여와 쇄신을 통해 교회는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루카 4,18 참조) 파견되신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두운 곳에 있는 이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빠른 속도로 진행된 경제발전으로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경제제일주의와 물질만능주의로 인해 심각한 경제적 불평등과 소외현상이 확산되어 실업과 빈부격차가 극대화되고 경제적·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난해 ‘신앙의 해’를 마치며 발표하신 ‘현대 세계의 복음 선포에 관한 교황 권고「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을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과 공동체가 가난한 이들이 사회에 온전히 통합될 수 있도록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을 귀담아 들으라” 고 촉구하시며, 교회가 세상 곳곳에서 신음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지극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부유하셨지만 가난하게 되시어 우리가 그 가난으로 부유하게 해주신’(2코린 8,9 참조) 예수님의 뒤를 따라 가난하게 되어 가난한 이들에게 주님 사랑을 전하며 그들과 일치를 이루는 것, 그것이 파스카 신비에 동참하는 교회의 삶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올해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식과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여하시기 위해 한국교회를 방문하십니다. 교황님께서는 청빈과 겸손, 봉사의 삶을 통하여 참신한 쇄신의 바람을 일으키시며 세상의 모든 이에게 새로운 빛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계십니다. 교황님께서는 한국교회의 복음화를 위해 새로운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실 것입니다.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은 교황님의 방문을 준비하며 이번 부활축제 기간부터, 특별히 교황님의 권고「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을 읽고 묵상하며 실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죄와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시어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과 온 세상에 희망의 불을 지펴주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의 간절한 전구를 청해야 하겠습니다.

 평화의 모후이시며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 알렐루야!

2014년 4월 20일
예수 부활 대축일에

수원교구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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