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위해 희생하는 삶이 ‘현대적 순교’… 순교 신심 이어가야
순교자 성월인 9월을 맞아 교구 내 성지들이 16일 순교자현양대회 및 미사를 봉헌했다.
수원성지(전담 최진혁 세바스티아노 신부)는 오전 10시 성지 야외마당에서 전임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 주례로 제22차 수원 순교자 현양대회를 거행했다. 장안·팔달지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 이날 대회는 죽음으로 박해를 이겨낸 순교 선조들 행적을 널리 보급해 신자들의 신앙을 굳건히 하고, 수원 순교자 하느님의 종 20위의 시복시성을 기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 봉헌으로 시작된 대회는 최 주교 특강과 미사, 박해시대 천주교인들이 포승줄에 묶여 끌려다닌 수원화성 옛길과 방화수류길 원길 등을 걷는 약 3.6㎞ 구간 도보순례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이어 시복청원기도와 수원 순교자 호칭기도를 바치는 가운데 대성당에 모셔진 순교자 유해에 절을 하는 현양 예절을 거행했다.
최 주교는 특강에서 “오늘날 순교 신심이 약해지는 것은 순교자들이 신앙을 끝까지 지키며 장렬히 순교했다는 사실만 알뿐 그분들 신앙의 기본 정신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순교 선조들을 머리로만 받아들이고 삶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주교는 “그 시대와 달리 오늘날 외적인 박해는 없지만 자신의 의지와 욕망, 사회 불의에 의한 박해 등 내적 박해는 계속돼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목숨을 바치는 행위가 없더라도 하느님을 위해 많은 걸 희생하는 삶이 순교”라며 “우리도 매일매일 순교자적 용기와 결단으로 작은 죽음을 맞이해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는 현대인의 순교를 하자”고 당부했다.
남한산성성지(전담 김유곤 테오필로 신부)는 오전 11시 성지 야외 미사터에서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로 순교자 현양미사를 봉헌했다. 성남지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 이날 미사에는 성남지구 9개 본당과 서울 등 타지에서 온 신자 700여 명이 함께해 남한산성성지의 성지 선포 25주년을 축하했다.
이 주교는 강론에서 “영적 체질 개선이 필요한 지금, 위험을 무릅쓰고 순교자들 시신을 돌보는 연령 활동으로 체포돼 남한산성에서 참수당한 한덕운(토마스) 순교자를 본받자”고 말했다. 이어 “신앙 선조들이 어떻게 사셨는지 명심하는 기억의 지킴이가 되고,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 전체에 희망을 전해줄 수 있도록 희망의 지킴이가 되자”고 덧붙였다.
미리내성지(전담 지철현 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오전 11시30분 성지 내 103위 시성 기념성당에서 보좌 김규홍(도미니코) 신부 주례, 전담 지철현 신부 공동 집전으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순교기념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중 거행된 성 김대건 신부 유해 친구식은 코로나19로 인해 두 신부가 신자들 이마를 유해로 안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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