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교구에 남수단 우물파기 2호 성금을 전달한 이지선씨와 유주성 신부. 수원교구 제공
“제가 돈을 버는 사업가도 아니고, 70이 넘은 나이라서 봉헌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제 생활에서 많이 아끼고 절약해야 해요. 그러나 목마른 아프리카인에게 물을 줄 수 있다는 기쁨이 더 크기에 기꺼이 감당할 수 있습니다.”
3일 수원교구 해외선교실에서 만난 인천교구 대아동본당 이지선(테오도라)씨는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자 원천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가 남수단 우물파기에 성금을 전달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우리나라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알지도 못하는 먼 나라 사람들에게 그럴 필요 있느냐?”는 질문에 이씨는 “그렇다”고 담담히 말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물이 없어 목말라 죽어가는 상태가 아니라 물질이 넘쳐 오염을 시키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국경을 초월합니다. 좋은 지향을 가진 많은 사람이 생명을 살리는 기쁨을 같이 나누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이 허락하신다면 1년에 한 번씩 봉헌하고 싶습니다.”
해외선교실장 유주성 신부는 “자매님의 선행은 나눔과 봉헌의 마음을 심어준 중요한 가르침"이라며 남수단 주민들을 위해 우물을 파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지난해 1호에 이어 올해 2호를 봉헌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남수단 선교사제와 주민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입니다.”
수원교구는 남수단 선교지에서 이번 건기 동안 아강그리알과 쉐벳 본당에 15개, 룸벡 교구 25개 등 총 40개의 우물을 파고 있다. 남수단 지역은 10월 말부터 다음 해 4월까지가 건기로 이 기간에만 우물을 팔 수 있다. 우물 1개를 파는 데 통상 10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우물파기 성금 후원자에게는 우물 작업의 진행 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전달하고, 우물이 완공되면 우물 앞에 후원자의 명패를 부착한다.
한편, 남수단 우물파기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애정(愛井-사랑의 우물) 만들기’에서도 3일 4호 우물을 봉헌했다. 대표 이영재(이냐시오)씨는 “조그만 정성이지만 애정 4호를 후원하신 분들의 마음이 담겼다고 생각한다”며 “저희의 후원이 단순히 기부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선한 영향력으로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밀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가톨릭평화신문 2022.05.22 발행[16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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