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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인터뷰 / 제10차 세계가정대회 한국대표단 단장 이성효 주교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7-07 조회수 : 1237

“가정, 그리스도 사랑 전하는 ‘작은 교회’ 돼야”


“가정 사목 주체로 각자 소명 발견하길”
‘신앙 배우는 첫 자리’ 가정 중요성 역설
상처 입은 가정 돌보는 교회 역할 강조


이성효 주교는 “그리스도인 가정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향한 참된 사랑과 용서, 자비와 배려를 체험하며 작은 교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지난 6월 22~26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가정의 사랑: 성덕의 소명이자 길’을 주제로 제10차 세계가정대회가 열렸다. 한국 대표단을 이끌고 세계가정대회에 다녀온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위원장 이성효(리노) 주교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번 대회의 의미와 한국교회의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가정의 사랑이 하느님의 부르심이자 성덕에 이르는 길임을 재인식하고, 우리 모두 가정 사목의 주인공이 되어 성덕을 향해 나아가고자 다짐하는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제10차 세계가정대회 참가 소감을 이같이 밝힌 이성효 주교는 “모든 그리스도인 가정은 성덕을 이루기 위해 ‘작은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정 사목의 주체로서 각자의 소명을 발견하기를 요청했다.

이 주교는 “이번 대회에서 평범한 부부들이 나눠준 용감한 고백은 감동을 넘어 그리스도인 가정에 대한 영적 ‘일깨움’이었다”고 말했다. 특별히 위기와 어려움을 겪은 가정이 다른 가정을 통해 치유된 체험을 들으며 “한 가정이 작은 교회가 돼 자신을 개방하고 내어줄 때 다른 가정이 외로움과 고립에서 벗어나고 성덕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그리스도인 가정은 어떻게 다른 가정을 감싸 안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작은 교회’가 될 수 있을까. 이 주교는 “무엇보다 가정에 힘든 순간이 닥칠 때, 서로를 탓하지 않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기 극복 과정에서 서로를 향한 참된 사랑과 용서, 자비와 배려를 체험하고 이 체험을 통해 작은 교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주교는 ‘신앙을 배우는 첫 자리로서 가정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이 주교는 대회 중 12명의 자녀를 둔 로마 출신 팔로니 부부가 발표한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신앙을 전하는 방법’을 사례로 들었다. 팔로니 부부는 자녀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함께 기도하고, 또 이 식탁 위에서 일상에서 마주하는 여러 문제를 복음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결하며 가정의 친교를 이루고 있다. 이 주교는 “개인주의 확산으로 가족 간 유대가 사라지고, 젊은이들이 점점 교회를 떠나는 오늘날, 부부의 모습이 어려움을 타개할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며 “이 증언은 신앙 전수가 가정 안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일깨운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대회에서 교회가 ‘가정들의 가정’이 되어 성덕을 향해 함께 걸어 나가자고 요청했다. 마찬가지로 이 주교도 이번 대회는 각 지역교회에 어떻게 ‘가정들의 가정’ 역할을 수행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교회는 가정의 주체인 평신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함께 기도하고, 식별하는 가운데 가정들이 내적 친밀감을 회복하고 성덕의 길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황이 거듭 강조해 온 교회의 ‘야전병원’ 역할을 언급하며 “교회는 상처 입은 그리스도인 가정과 교회 밖의 가정을 환대하고,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며, 이들이 믿음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교회 모습에 긍지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자비로운 교회, 더 겸손한 교회가 되도록 쇄신하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끝으로 이 주교는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하느님을 믿고 따르며 성가정을 이루고 사는 한국교회의 모든 가정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주교는 교황의 폐막미사 강론을 인용하며 “혼인과 가정의 소명은 결코 쉬운 여정이 아니지만,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시고 이끌어 주시는 이 여정에 교회도 함께하고 있고, 여러 가정이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희망을 잃지 말고, 용기를 내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에서도 “가족 간의 사랑이 하느님의 부르심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우리 교회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함께 고민하고, 열린 마음으로 함께 길을 찾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 가톨릭신문 2022-07-10 [제3302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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