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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예수회 사제 2명 성당서 피살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6-29 조회수 : 1383

모랄레스·살라사르 신부
괴한 막으려다 피격
교황과 예수회 등 애도



6월 20일 괴한에 의해 살해된 멕시코 예수회 소속 하비에르 캄포스 모랄레스 신부(왼쪽)와 호아킨 세자르 모라 살라사르 신부.CNS


【외신종합】 예수회 사제 2명이 멕시코에서 살해됐다. 예수회 멕시코관구는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 세로카우이의 한 성당에서 6월 20일 하비에르 캄포스 모랄레스 신부(79)와 호아킨 세자르 모라 살라사르(80) 신부가 총에 맞아 숨졌다고 21일 발표했다.

현지 마약 조직원들로 추정되는 무장괴한들이 2명의 신부를 살해한 후 유기했으나 23일 시신을 발견해 수습했다. 사건 당일 한 남성이 무장괴한에게 쫓겨 성당으로 피신했고, 두 신부는 남성을 쫓아 성당에 들이닥친 괴한들을 막으려다 총에 맞아 살해됐다.

이에 예수회 멕시코관구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멕시코 당국을 향해 마을에 남은 다른 사제들과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멕시코 주교회의도 6월 24일 성명을 발표하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에게 성직자를 비롯해 무죄한 이들의 희생을 야기하는 치안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6월 21일 기자회견에서 치와와주 일부 지역에 범죄조직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예수회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6월 22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반알현에서 두 사제와 피해 남성이 살해된 것에 슬픔을 표시하고, “이 비극으로 아파하고 있을 가톨릭 공동체와 기도로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특히 지금도 살인이 일상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멕시코의 현실에 대해서 개탄하고 무죄한 이들에 대한 폭력 행위를 규탄했다.

이번 사건이 벌어진 멕시코 치와와주 산악 지역은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곳으로, 미국으로 가는 마약 운반의 주요 통로다. 이 지역에는 수십 년 동안 멕시코를 지배해 온 마약 카르텔에서 떨어져 나온 최소 12개 이상의 무장 범죄조직이 활동하고 있고, 마약조직 간 다툼이 빈번한 장소로 알려졌다. 멕시코 언론에 따르면, 성당으로 숨어든 남성은 여행 가이드로 알려졌고 마약조직의 공격을 피해 성당으로 몸을 피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한 두 신부는 치와와주의 타라우마라족 공동체에서 사목해 왔다. 타라우마라족은 수세기 동안 벌목꾼과 마약조직들에 의해 착취당하며 극도로 빈곤한 삶을 살고 있다.

피살된 모라 신부의 지인은 “모라 신부는 나이가 들어 안전한 소임지로 옮길 수 있었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그곳에 남아 주민들을 보살펴왔다”며 “살아 있는 성인과도 같았던 그가 지금은 순교자가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모라 신부와 함께 희생된 모랄레스 신부도 성직자로서 50년이 넘게 타라우마라족 공동체를 돌보며 지냈다. 


가톨릭신문 2022-07-03 [제3301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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