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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혼인과 가정의 아름다움을 증언하십시오”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6-29 조회수 : 991

제10차 세계가정대회 폐막… 교황, 새로운 세대에 성가정의 기쁨과 아름다움 선포하길 강조



로마에서 개최된 제10차 세계가정대회가 6월 26일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바치는 주일 삼종기도로 막을 내렸다.

이번 세계가정대회에는 120개국에서 약 2000명의 대표가 참가해 ‘가정의 사랑: 성덕의 소명이자 길’이라는 주제로 그리스도인 가정의 소명을 되새겼다. 대회는 주최 측이 “곤경에 빠진 지역에서 온 가정들의 증언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많을 것”이라고 예고한 대로, 다양한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는 가정들의 생생한 증언과 만남으로 채워졌다.

특히 대회 첫날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가정축제에서 외교관 남편을 잃고 세 아이를 홀로 키우는 자키아 세아키씨의 증언이 참가자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콩고민주공화국 주재 이탈리아 대사였던 남편 루카씨는 지난해 유엔의 식량 프로젝트를 지원하던 중 피살됐다. 더구나 자키아씨는 이슬람 신자다.

자키아씨는 “상처 입은 가정이라 낙담의 순간이 있지만, 남편 사이에서 생겨난 사랑을 아이들에게 전해줄 임무가 남아 있다”며 낙담에 굴복하지 않겠다 말했다. 또 “성경과 코란(이슬람 경전)이 집안 곳곳에 놓여 있다”며 “(남편은 가톨릭이었지만) 각자의 종교는 소통과 경청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줬다”고 증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의 증언을 경청한 후 “우리는 가정 안에서 나와 다른 사람과 함께 살면서 형제자매가 되는 법을 배운다”며 자키아씨 가정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총성이 그치지 않는 우크라이나에 남편을 남겨둔 채 17살 딸과 이탈리아로 피신한 이리나씨는 “고향을 떠나오면서 애정과 추억, 희망을 모두 버렸다”며 “하지만 하느님께서 우리 여정을 도와주시고, 넓은 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보내주셨다”고 말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모녀는 피에트로씨 가정과 본당 공동체의 환대 속에서 손님으로 지내고 있다. 이 모녀에게 신축 아파트를 빌려준 피에트로씨는 “어떠한 가식도 없이 열린 마음으로 맞아들이려 했던 이유는 고통받는 사람을 환대하는 것이 그리스도를 환대하는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라며 “신앙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무도 환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들의 증언에 대해 “전쟁은 냉소와 인간의 잔혹함을 안겨주었지만, 동시에 위대한 인류애를 보여주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었다”며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신뢰를 잃지 말라고 격려했다. 또 “가정은 세상에서 완수해야 할 사명이 있다”며 이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부부가 함께, 가정 안에서 함께, 다른 가정들과 함께, 교회와 함께 걸어가라”고 당부했다.

각국 대표들은 로마 시내 본당 교우들 가정을 방문해 친교 시간을 갖고, 성체조배ㆍ강연ㆍ미사 등 대회 일정에 참가했다.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의 가브리엘라 감비노 차관보는 이번 대회와 관련해 “혼인과 가정의 아름다움을 오늘날 세상에 선포하는 사명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또 각국 대표의 증언 시간을 프로그램에 많이 넣은 데 대해 “새로운 세대가 혼인을 신뢰하지 못하는 사회 환경에서 살고 있다”며 “그들이 신뢰할 만한 가정의 증언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위원장 이성효 주교와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위원장 손희송 주교, 대표 부부 6쌍 등 모두 16명이 대회에 참가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가톨릭평화신문 2022.07.03 발행[1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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