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17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주례하며 부활하신 예수 이콘에 분향하고 있다.CNS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신자들이 참례한 가운데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주례했다. 이날 미사는 사제 280명, 주교 25명, 추기경 23명이 공동 집전했고, 약 5만 명의 신자들이 미사에 참례했다.
미사는 ‘거룩한 구세주’ 이콘에 경배하는 ‘부활 찬송(Resurrexit) 예식’으로 시작했다. 라틴어로 노래를 부르며 진행하는 부활 찬송 예식은 베드로 사도가 어떻게 마리아 막달레나에 이어 그리스도 부활의 증인이 됐는지를 떠올리게 한다. 부활 찬송이 울려 퍼지는 동안, 부제들은 제대 옆 ‘거룩한 구세주’ 이콘의 문을 열었다. 이날 복음은 라틴어와 그리스어로 선포됐으며, 교황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강론을 하지 않고 기도와 묵상으로 대신했다.
미사 후 교황은 전용차를 타고 성 베드로 광장과 주변 거리를 돌며 신자들에게 인사했으며,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서 부활 특별 강복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 로마와 온 세계에)를 내렸다.
이에 앞선 14일 교황은 이탈리아 로마 인근 항구도시 치비타베키아에 있는 한 교도소를 방문해 재소자들과 함께 주님 만찬 미사를 봉헌하고, 발씻김 예식을 진행했다.
교황은 “자신을 팔아넘길 배반자의 발을 씻겨 주신 그리스도의 행동은 세속의 눈으로 보면 이상한 일”이라면서 “예수님께서 이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신 가르침은 ‘여러분이 서로의 발을 씻어 주고 서로 섬겨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다양한 국적을 가진 남녀 재소자 12명의 발을 씻어 주었다. 교황은 즉위 후 교도소나 소년원을 방문해 성목요일 전례를 진행해 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4월 14일 치비타베키아에 있는 한 교도소에서 주님 만찬 미사를 주례하며 재소자들의 발을 씻기고 있다.CNS
가톨릭신문 2022-04-24 [제3291호,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