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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폐막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11-17 조회수 : 2060

교회 울타리 넘어선 ‘축제’… 한국사회 곳곳서 성인을 기렸다

2020년 대림 제1주일부터 올해까지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주제로 진행
심포지엄·세미나 등 다양한 연구 박차
전시·영화 등 성인 삶 담은 작품도 다양
1회성 행사 지양… 다짐·실천 이어가야


지난해 대림 제1주일인 11월 29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공식 개막미사 모습.

한국인 첫 사제 성 김대건 신부(1821~1846)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이하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이 11월 27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당신이 천주교인이오?’를 주제로 지난해 11월 29일 개막된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은 성 김대건 신부의 2021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 선정을 기념하는 의미도 지닌다. 지난 1년 가까이 한국교회 각 교구와 기관단체 등에서는 성 김대건 신부가 한국교회에 남긴 신앙 유산을 되돌아보고 되살리는 시간을 가졌다.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1년을 살펴본다.


■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어떻게 진행됐나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은 한국 주교단이 공동집전한 공식 개막미사를 비롯해 각 교구에서 일제히 봉헌한 개막미사로 본격 시작됐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지난해 대림 제1주일인 11월 29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개막 미사를 주례하고 희년 담화 ‘당신이 천주교인이오?’를 발표했다.

특히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은 한국교회만의 축제가 아니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희년 공식 개막미사 중에는 희년을 축하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강복 메시지,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 축사도 낭독되는 등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의 기쁨에 보편교회와 한국사회가 한마음으로 동참했다.

희년 개막미사 후에는 각 교구와 기관단체 단위로 성 김대건 신부의 신앙과 영성을 조명하고 본받으려는 다양한 행사와 사업도 이어졌다. 특히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일인 올해 8월 21일을 전후해 대전교구 당진 솔뫼성지를 중심으로 기념미사와 학술대회 등이 집중적으로 열렸다. 8월 21일 오전 10시30분 성 김대건 신부 고향인 솔뫼성지 기억과 희망 성당에서 대전교구장 서리 김종수 주교 주례, 한국교회 주교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된 탄생 200주년 기념미사는 이번 희년 기념행사의 절정이었다.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도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유흥식 대주교 주례로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미사가 한국어로 봉헌돼 희년의 의미를 더했다.

코로나19 상황임에도 학술, 문화·예술, 출판 등 각 분야별로 성 김대건 신부를 조명하는 활동이 지속된 것은 이번 희년을 뜻 깊게 보내려는 한국교회 신자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8월 21일 솔뫼성지 기억과 희망 성당에서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미사가 봉헌됐다.가톨릭신문 자료사진

■ 학술-성 김대건 신부 연구 심화

성 김대건 신부는 한국교회사에서 꾸준히 연구돼 왔지만 이번 희년 기간 동안 학술 심포지엄과 세미나를 통해 기존 연구 성과가 새롭게 검토되고 향후 연구과제가 제시되기도 했다.

대전교구와 당진시가 공동주최하고 내포교회사연구소가 주관한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국제 학술심포지엄’이 8월 17~19일 솔뫼성지에서 열려 국내외의 이목을 끌었다. 이번 국제 학술심포지엄은 성 김대건 신부 관련 학술행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또한 국제 학술심포지엄에 올해 5월 18일 ‘2021 김대건의 해’를 선포한 당진시가 공동주최 기관으로 참여한 데다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 한국교회사연구소, 동북아역사재단 등 교회 안팎 연구기관들의 긴밀한 협력 속에 진행돼 성 김대건 신부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는 성 김대건 신부 행적이 담긴 해외 간행물, 조선 입국 장소 등이 심도 있게 다뤄졌다.

이 외에 의정부교구 교회사연구소는 ‘우리 천당에서 다시 만나세!’를 주제로, 수원교구 시복시성추진위원회는 ‘김대건 신부 가계의 거처와 신학교 생활과 사목활동’을 주제로,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인천 옥련동본당은 ‘김대건 신부님의 삶과 신앙’을 주제로 각각 심포지엄과 세미나를 열어 김대건 신부에 관해 다각도로 연구한 성과를 공유했다.

올해 8월 17~19일 솔뫼성지에서 열린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국제 학술심포지엄’.

■ 문화-성 김대건 신부의 삶 예술로 재현

전시, 영화, 음악, 방송 등 다양한 장르와 형식을 통해 성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재현하려는 노력이 희년 기간 내내 계속됐다.

서울대교구 절두산순교성지는 희년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해 11월 28일 희년 특별기획전 ‘오랜 기다림, 영원한 동행’을 개막해 신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부산 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도 성 김대건 신부 특별전 ‘내면의 목소리를 신앙의 목소리로’를 진행 중이다.

cpbc대전가톨릭평화방송은 올해 2월 22일부터 4월 3일까지 라디오 드라마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방영해 청취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대전교구 차원에서 청취자 감상문 쓰기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다큐멘터리 영상 ‘한국인 김대건’도 대중들에게 선보였고, 성 김대건 신부의 삶과 죽음을 다룬 극영화 ‘탄생’이 2022년 11월 개봉을 목표로 11월 말 제작에 돌입했다. 음악 분야에서는 전주교구 성음악연구원 원장 정범수 신부가 ‘교우들 보아라’를 작곡해 지난 8월 21일 온라인으로 열린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감동을 선사했다. 수원교구 성음악위원회 소속 뮤지컬 극단 ‘앗숨도미네’의 창작 뮤지컬 ‘위주오만리’(爲主五萬里)도 11월 6일과 13일 무대에 올려졌다.

염수정 추기경(맨 오른쪽)이 지난해 11월 28일 절두산순교성지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 개막한 ‘오랜 기다림, 영원한 동행’을 관람하고 있다.

■ 출판-성 김대건 신부 역사 새로운 시각으로 기록

희년 기간 동안 성 김대건 신부 관련 출판물 발행도 이어졌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기존 연구성과와 새롭게 밝혀진 사료를 추가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기념 희년 자료집」 1~3집과 영문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서한」을 발간했다. 양업교회사연구소 명예소장 차기진(루카) 박사가 최근 펴낸 「김대건·최양업 신부 연구」는 차 박사의 오랜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것으로 주목할 출판물이다.

솔뫼성지에서는 성 김대건 신부를 좀 더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소설 「길 내는 목자 수선탁덕 성인 김대건」(글·그림 강종민)을 펴냈고, 동화 형식의 「소년 김대건」(글 최은순, 그림 김완진)도 나왔다.

■ 평가와 과제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1년에 대해 성과와 아쉬움이 공존하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다양한 연구와 그 성과를 공유한 장을 통해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김대건 신부님의 면모를 조금 더 선명하게 알게 됐다는 평가가 있었다.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국제 학술심포지엄을 총괄한 내포교회사연구소 소장 김성태 신부는 “이번 희년 가치의 본질은 김대건 신부님의 신앙과 영성에서 찾아야 한다”며 “김대건 신부님을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그분의 영성과 순교 과정을 더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 성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조한건 신부는 “1회성 행사를 지양해야 한다면서도 행사 준비에 치우쳐 1회성으로 끝난 행사도 있을 것”이라며 “디지털 형태로 남겨진 기록들을 희년 폐막 이후에도 재활용해 신자들에게 유익을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1년간 희년을 보내며 성 김대건 신부님 연구에 대한 교회의 지원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아쉬움이 들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희년 기간 동안 「김대건·최양업 신부 연구」를 펴낸 차기진 박사는 “연구자 입장에서 볼 때 실증적으로 밝혀진 김대건 신부님 관련 역사가 사목 현실에 접목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희년 폐막 이후에도 한국교회 신자들이 형식적 신앙에서 벗어나 김대건 신부님이 남겨 준 신심을 함양하려는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가톨릭신문 2021-11-21 [제3270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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