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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동거나 사실혼도 가족으로?…가톨릭이 우려하는 이유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5-13 조회수 : 2834




[앵커] 오늘은 논란이 되고 있는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 대한 보도로 시작합니다.

정부는 다양한 가족을 포용하고 차별 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혼인이나 혈연 관계가 아니어도 가족으로 인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가톨릭교회는 가족의 개념을 섣불리 확대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혼인, 혈연, 입양만 가족으로 인정합니다.

그런데 혼인과 출산이 줄고 만혼이 늘면서 가족의 형태가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1인 가구 비중이 30%를 넘어섰고, 2인 가구까지 포함하면 절반을 넘어 58%에 육박합니다.

그래서 여성가족부는 앞으로 5년간 시행될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모든 가족이 차별 없이 존중받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여가부는 이에 따라 가족의 범위를 규정한 건강가정기본법과 민법을 개정해 비혼 동거나 사실혼도 가족으로 인정해줄 방침입니다.

<정영애 / 여성가족부 장관>
국민 10명중 7명이 혼인, 혈연 관계가 아니어도 생계와 주거를 공유하면 가족이라고 동의할 만큼 다양한 가족 구성에 대한 사회 공감대가 높아져 가고 있고, 그 반면에 개별 가족들이 느끼는 편견이나 차별은 매우 여전하게 느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가톨릭교회는 법적 가족의 범위를 확대하는 정책을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지난 2일 생명주일을 앞두고 발표한 담화에서 "동성애로 이해되는 ‘비혼 동거’와 ‘사실혼’을 법적 가족에 포함하는 것은 가정의 고유한 개념과 소명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박정우 신부는 "가족의 개념을 확대하는 것과 차별 없는 지원은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정우 신부 /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기본 취지는 그들도 차별 받지 않고 법적인 제도적인 혜택을 받게 하겠다는 건데, 거기까지는 좋은데, 가족의 범위를 그럼 확대하겠다. 이런 혼인이라고 하는, 그래서 부부가 서약을 하고 자녀를 낳는 그런 가정과 아무런 서약도 없고 자녀에 대한 책임도 없는 형태의 삶을 가정이라고 부르겠다. 똑같은. 저는 그거는 아니라고 보거든요.

여성가족부는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 씨처럼 결혼하지 않은 채 단독으로 출산한 경우에 대해서도 사회적 논의와 정책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정영애 장관은 다만 비혼 출산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부처 간 논의를 거쳐 시행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영애 / 여성가족부 장관>
비혼 출산이라는 것은 비혼자의 출산에 대한 자기결정권 존중 또는 가족 다양성 확대라는 측면에서도 논의될 수 있지만 법적인 또는 윤리적인, 의학적인, 문화적인 차원에서도 여러 가지 쟁점이 수반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부처 간에 적극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서 저희 기본계획에서 구체적인 시행계획이 마련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여성가족부는 급증하고 있는 1인가구에 대한 돌봄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박정우 신부는 1인가구에 대한 대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1인가구를 지향하는 경향은 경계했습니다.

<박정우 신부 /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혹시나 나 혼자 살고 싶다는 지나친 개인주의라든지 누구랑 같이 맞춰서 사는 것이 어렵다고 처음부터 그런 기회를 피하는 것. 저는 바람직하지 않고...

물론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엔 가톨릭교회가 촉구해온 정책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청소년 산모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확대하고, 미혼부 자녀의 출생신고를 쉽게 하며, 출생신고가 누락되는 아이가 없도록 의료기관 출생통보제 도입을 추진하는 방안 등이 그것입니다.

박 신부는 "정부가 가족의 개념과 범위를 바꾸는데 치중하기보다는, 가정의 가치와 소명을 더욱 강조하고 지켜나가는 정책을 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박정우 신부 /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공동체가 오랫동안 지켜온 가치관, 질서, 그런 것도 소중하다. 혼자서 결정하는 것, 그것이 자기의 주체성을 살린다 이런 것도 있지만 서로서로를 존중하고 협력하고 살아가야 되는 가치관도 중요하다.

CPBC 김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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