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축복 받은 성물을 거래하는 행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근 유행하는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을 보면 성물을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데요.
축복 받은 성물, 금전적으로 거래해도 괜찮은 건지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역 기반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입니다.
가톨릭 성화와 성상, 묵주 등의 성물을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눈에 띕니다.
해외 유명 성지에서 사온 성물이라는 문구도 보이고, 심지어 축복 받은 성모자상을 거래한다는 게시물도 있습니다.
축복 받은 중고 성물을 거래하는 행위, 과연 가능할까.
교회법 1380조를 보면, "성직 성물 매매 행위로써 성사를 거행하거나 받는 자는 금지 제재나 정직 제재로 처벌돼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축복된 성물을 판매하는 행위는 교회의 처벌 대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돈으로 성직이나 성물을 사고파는 행위를 `시모니아`라고 부릅니다.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마술사 시몬의 행위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마술사 시몬은 사도들의 안수로 사람들에게 성령이 내리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시몬은 사도들에게 돈을 주면서 "내게도 그런 권한을 주어 내가 안수하는 사람마다 성령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베드로는 "하느님의 선물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당신은 돈과 함께 망할 것이오"라고 답했습니다.
이러한 성직 매매 금지 규정이 오늘날 일반 신자들에게 축복된 성물을 사고 팔 때 상업적인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도록 확대 적용된 것입니다.
마치 준성사인 축복을 사고파는 것처럼 비춰지기 때문입니다.
<박종인 신부 / 예수회>
"은총을, 어떻게 보면 성사죠. 준성사의, 축복이 준성사니까. 축복을 빌어준 것들을 가지고 세속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는 입장이 많으셨어요. (중략) 기본적으로 준성사 축복에 관련된 부분들은 그렇게 상행위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은 거죠."
그렇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성물방에서도 축복 받은 상태의 성물을 판매할 수 없습니다.
만약 소유한 성물이 너무 많아 처분해야 할 경우에는 이웃이나 지인에게 선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한 목적의 바자회에 기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박종인 신부 / 예수회>
"성물이 축복을 받았을 때 일종의 은총인데, 그것을 갖다가 상거래의 대상으로 삼는 듯해서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복음의 이야기 축복을 나눈다는 입장으로 선물을 하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앵커 리포트였습니다.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맹현균 기자 maeng@cpbc.co.kr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