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착한 목자’ 문창우 주교의 착좌식은 유머가 넘치는 화기애애한 시간이었습니다.
문창우 주교는 강론에서부터 신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봉헌된 문 주교 착좌미사 분위기와 이모저모를 다시 이힘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문창우 주교 / 제주교구장>
"(미국 주교님이)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을 한 후 바티칸으로 교종님을 봬러갔을 때 유머로 남긴 말씀이 있습니다. 교회법엔 새로운 곳은 그곳을 발견한 출발지의 교구이다. 라고 되어있으니 제가 달나라 교구장입니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진짜 달나라 교구장이 있습니다, 영어로 문(Moon)은 달을 뜻합니다. 저 Moon 교구장입니다!"
문창우 주교 착좌식에서는 웃음꽃이 만발했습니다.
교회력으로 마지막 주일인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봉헌된 착좌식에서 문창우 주교가 강론을 시작하며 유머를 선물한 겁니다.
문 주교는 3년 전 부교구장으로 임명됐던 때를 전하면서도 웃음 코드를 잃지 않았습니다.
<문창우 주교 / 제주교구장>
"당시 놀라운 주님의 크신 사랑을 느끼면서 눈물과 함께 저의 잊지 못할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저의 작은 영감에 계속 그저 기도로 '부족한 저를 제발 죽여주십시오'라고 고백한 기억이 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발음이 나빴는지 하느님은 저의 뜻을 '주교주십시오'라고 알아들으신 듯합니다."
주한 교황 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구장 임명 메시지를 전하면서 한국어로 강 주교와 문 주교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 주한 교황대사> "사랑하는 베드로 주교님 당신은 영혼이 강한 분입니다. 평화를 위해 계속 일해주세요. 사랑하는 비오(문창우) 주교님, 당신은 젊습니다. 계속해서 당신의 양들을 돌보아주세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3년 전 문 주교의 주교서품식과 교구장 착좌식 모두 비가 왔다며 문 주교 이름과 세례명을 비에 빗댔습니다.
<염수정 추기경 / 서울대교구장>
"하느님께서 얼마나 (문 주교님을) 사랑하시는지 여러분들, 저도 3년 전 주교 서품받을 때 이곳에서 그때 여름에 비가 가물었는데도 불구하고 얼마나 비가 많이 왔습니까. 문창'우'. 비를 동행하고 거기다 본명도 '비오'. 비가 오니까. 저는 그걸 생각하면서 '아 오늘도 또 비가 오겠구나.' 역시 그렇습니다.”
문 주교에게 천주교를 알게 해준 누나 문정인씨는 문 주교의 신학교 입학을 반대했었다며 남동생의 교구장 착좌에 감격스러워했습니다.
<문정인 가타리나 / 문창우 주교 누나>
"사실은 신학교 갈 때에도 반대를 심하게 했었어요. 저희 집하고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해서. 그런데 사실 처음 주교 발표 소식을 들었을 적에도 하늘을 우러러보면서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느님 지켜보셨군요. (문 주교가) 바로 밑에 동생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하나부터 열까지를 다 지켜봤었거든요. 그래서 사실 진짜 아 하느님은 공평하시다. 아무나 선택을 안하시는구나…."
문 주교의 주교서품식과 착좌식에서는 두 차례나 비가 내렸습니다.
하늘에서 내린 비는 제주 질곡의 역사로 맺힌 눈물이며, 새 교구장은 이들을 눈물을 닦는 위로의 목자가 되어야 한다는 하느님의 뜻으로 보입니다.
제주에서 CPBC 이힘입니다.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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