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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최미르 대상수상자 ‘엄마 낳아야죠. 하느님이 주신 생명이니까’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0-10-13 조회수 : 3023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최미르 소피아, 제5회 생명수호 체험수기 공모전 대상 수상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

생명을 지켜낸 보석 같은 이야기를 찾는 공모전이죠.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와 가톨릭평화방송 평화신문이 공동주최한 제5회 생명수호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하느님의 선물>이 대상 수기로 선정됐습니다.

 

대상의 주인공이시죠.

 

최미르 소피아님 연결해 생명을 지켜온 체험담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최미르 소피아 자매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신 걸 축하드리고요. 소감이 어떠십니까?

 

▶일반적으로 대상 받으면 기쁠 텐데 저는 기쁨은 잠시였고요. 기쁨보다는 사실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아무래도 가족끼리만 알고 있던 내용이었는데 세상 밖으로 알려지게 된다는 게 오히려 수상 받고 나서 두려운 마음이 왈칵 들더라고요. 그래서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공모전 대상을 게시할 때 제 이름은 빼줄 수 있냐고 담당자 분한테 전화까지 드렸어요. 그런데 그 통화하고 한 두 시간 정도 멍 때리면서 생각을 해봤는데 그 익명 뒤에 숨어서 그렇게 하는 게 더 부끄럽다. 하느님 보기에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공모전이 <언플랜트>라는 책을 읽고 체험수기를 쓰는 공모전이었는데 그 책을 읽으면 애비 존슨이라는 이름이 굉장히 선명하게 뇌리에 남거든요. 그분은 자기 이름, 돈, 명예 다 걸고 죽음의 산업에서 생명의 산업으로 넘어가는데 저는 그걸 읽으면서 나랑 되게 닮은 점이 있다고 했는데 막상 그 상황이 되니까 뒤로 도망갔던 거죠. 이거는 부끄럽다. 이거는 옳지 않다. 이 글이 대상을 받게 된 이유가 있을 텐데 그럼 도망치지 말아야겠다고 하고 게시글에 제 이름 올려달라고 다시 말씀을 드렸어요. 제가 이 대상을 받은 이유를 오히려 수상을 받고 생각을 해봤는데 ‘이게 왜 대상이야?’하면서 생각을 해봤거든요. 그런데 낙태를 지금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나 아니면 그 후에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람 또는 입양을 생각하는 사람. 어쩌면 이게 제가 글을 잘 썼다는 게 아니라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러면 나 하나쯤은 희생해야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무슨 사족을 붙이기가 참 어렵네요. 그냥 가슴으로 전해지는 이 느낌 때문에 언플랜드의 저자가 고백을 통해서 새로 거듭 난 분이어서요. 그나저나 본인 소개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어디 본당에 다니십니까?

 

▶저는 수원교구의 기안성당에 다니고 있고요. 저는 그냥 3명의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평범한 주부예요. 2명의 아이는 제가 출산한 아이고요. 1명의 아이는 입양을 통해서...

 

 

 


▷가슴으로 낳은 세 번째 늦둥이네요.

 

▶네. 그리고 또 예전에 20대 중반쯤 낙태를 한번 경험했고 미혼인 상태에서 결혼 후에 자궁 외 임신으로 그 아이는 자리를 잘못 잡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시 한 명 또 보내야 되는 걸 겪었어요. 그러고 나서 첫째 아이를 낳고 둘째 아이 낳고 입양을 하게 된 거거든요.

 

 

 


▷그 이야기 좀 들어봐야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생명수호체험 수기를 써보자고 결심하게 되셨어요.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해할 수 없겠지만 내가 이걸 어떤 큰 뜻을 가지고 내가 써봐야지 이런 생각은 전혀 못했고요. 제가 대상 받을 줄 알았으면 저 아마 안 썼을 것 같아요. 특히 이런 주제로는 안 썼을 것 같아요.

 

 

 


▷사실 누구나 쉽게 용기를 낼 수 없는 거죠.

 

▶아마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쓸 수 있었고 공모전에 참가한 것도 처음이었고 대상 받는 것도 처음 이었고 그때는 코로나2.5 단계여서 아이들이 학교도 못가고 어린이집도 못 가고 아이들을 24시간 다 봐야 되는 상태였어요. 제가 쓸 수 있는 그런 상태가 아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하느님의 이끌림. 그냥 그게 필요한 이야기니 네가 써라, 이런 느낌. 그거 말고는 설명이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성령의 이끄심에 의해서 글까지.

 

▶예전에 인도의 마더 데레사 하우스에서 제가 봉사활동을 하면서 데레사 수녀님 기도 중에 몽당연필 되게 해 달라는 기도가 마음에 와 닿았었거든요. 그 안에서 제가 계속 몽당연필 되게 해주세요. 아마 용기를 내서 이번에는 몽당연필이 기꺼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서 말씀하실 때 낙태 경험 때문에 부끄럽고 용기내기가 쉽지 않았다.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시지 않았나 생각이 들던데요. 수없이 고해도 하셨을 텐데 왜 그렇게 마음에서 죄책감을 벗지 못하셨던 것 같으세요.

 

▶아마 낙태경험 직후에 20대 중반이었는데 그때는 사실 와 닿지 않았어요. 내가 이 일이 있었나. 그냥 기억 속에서 싹 지운 듯했어요. 그리고 첫째 아이 낳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좀 더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첫째 아이 낳고 많이 아팠어요. 여러 병원 다 다녔는데 이유도 없었고 어떤 곳에서는 산후풍이라는 표현을 하시더라고요. 침대에서 한 몇 달간 일어나질 못해서 대소변도 받아내야 할 정도로. 되게 유명한 의사들도 찾아가고 TV에서 나오는 유명한 의사들도 찾아갔는데 그중에 한 의사분이 저한테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본인이 20년 넘게 의사 생활했는데 아기 낳는다고 이렇게 못 걷는 사람 없습니다. 아마 정신적인 부분일 거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그때 딱 제 머리에 망치를 맞은 것 같으면서 ‘아, 낙태. 내가 그거 했었지.’ 그분이 임신이나 출산 관련돼서 충격 받은 적 없냐는 말씀을 물어봤는데 그 부분이 딱 생각이 나면서 그때부터 말할 수 없이 울기도 하고 용서 구하고 그 과정을 10여 년 동안 계속 겪었죠. 그런데 오히려 제가 나이가 40살 정도에 입양을 했거든요. 입양하고 나서 치유된 느낌. 그 과정 계속 치유되지 않고 늘 남아 있었는데 그때 입양하고 나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하느님께서는 이미 고해성사를 여러 번 했기 때문에 그 죄를 용서하셨는데 오히려 내 자신이 그걸 용서하지 못하고 잡고 있었구나. 이런 깨달음이 오더라고요. 주님께서는 그런 과정을 홀로 겪으면서 아파했던 저를 안타까워하시고 슬퍼하는 거를 느끼면서 물론 잘못한 거긴 하지만 이제는 그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들었었습니다.

 

 

 


▷지금도 원치 않는 임신이나 세상의 눈초리 때문에 축복 받지 못한 임신으로 아파하고 갈등하는 분들이 여성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이런 분들에게 어떤 말씀을 전하고 싶으십니까?

 

▶이 부분 제가 많이 고민을 했는데요. 제가 수기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생명을 선택한다면 하느님께서 반드시 선물을 주신다. 그건 분명하다고 썼어요. 그래서 그렇게 말이야 되겠죠. 그런데 제가 사정을 해봤어요. 제가 10대이면서 원치 않는 임신을 했고 또 아니면 강간을 당했고 이런 상황이라면 쉽게 선택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아니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생명이니까 낳아야지 이렇게 하면 그분들은 무책임한 말이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함부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데 그렇지만 생명은 맞고 어떡하지. 질문을 계속 머릿속에서 생각했는데 저는 그런 질문이 하나가 생기면 막 사람들한테 물어보는 버릇이 있는데 저희 딸한테 물어봤어요, 10살짜리 딸. ‘너라면 어떡할 거야.’ 이렇게 물어봤더니 그 아이가 되게 현명한 답을 했거든요. ‘엄마 낳아야죠. 하느님이 주신 생명이니까요.’ ‘그런데 강간이잖아, 어떻게 길러. 학교도 안 가고 너 아기 봐야 할 텐데 괜찮아?’ 그랬더니 ‘엄마, 엄마 제 인생도 중요하지만 그 아기 인생도 중요해요. 엄마, 제가 무슨 권리로 그 아기 인생 없애요. 만약 우리 동생이 없어졌다고 생각해 봐요. 끔찍하죠, 엄마. 그러니까 내가 만약에 아기를 낳는다고 내 인생이 끝나지 않아, 그다음 인생 하느님이 준비하셨으니까 괜찮을 것 같은데?’ 이러는 거예요. 아무렇지도 않게. 그러면서 아이들이 오히려 더 그럴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얘기랑 오버랩 되는 얘기가 하나 더 있는데 해도 될까요. 입양가족이기 때문에 다른 입양가족 이야기들도 전해 듣기도 하는데요. 저희는 생모랑 이렇게 연락하고 연결돼 있지는 않아요.

 

 

 


▷그래도 매일 가족이랑 함께 생부, 생모를 위해서 기도를 하신다고 제가 들었어요. 어떤 기도를 드리십니까?

 

▶저희가 생모에 대한 정보를 입양기관을 통해서 전해들어요. 그런데 생모가 어떤 가정에서 살았고 또 어떤 동기 때문에 이렇게 입양을 하게 됐다는 내용들을 전해 듣거든요. 그런데 저희 생모 같은 경우에는 그 얘기를 제가 전해 듣고 행복하지 않았었구나. 사랑받지 못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 엄마가 너무 안타까웠고 우리 아기가 행복하려면 그 엄마도 행복해야 되는 게 당연한 거잖아요. 그래서 제발 이제는 사랑받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면서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고요. 매일 밤마다 아이들이랑 가족기도로 묵주기도 5단씩 드리고 있거든요. 그때마다 제가 말하지 않아도 우리 아이들이 꼭 말해요.

 

 

 


▷그 말씀 들으면서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낙태를 하지 않고 태아 생명을 선택한 분들을 위해서도 그 엄마들을 위해서도 아마 기도 많이 해주시지 않나 그런 생각을 잠시 지금 해보게 됩니다.

 

▶그렇죠. 저도 낙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게 얼마나 힘들고 아픈지 알아요. 그리고 그 상처가 처음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고 80대의 노인이신 레지오 단원이셨던 할머니도 그 기억을 잊지 못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막 우시는 장면을 제가 봤는데 내가 죽으면 그 죄를 어떻게 할까. 이런 얘기들을 하시더라고요. 지금 당장은 편하겠죠. 없애고 싶겠죠. 그런데 그 상처는 임신 끝까지 가더라고요.

 

 

 


▷앞서 강간 그런 말씀을 하셨지만 지금으로는 모자 보건법에는 그런 경우에는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 우리가 허용은 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생명을 선택한 그런 엄마들이 있다는 점도 우리가 알았으면 좋겠고요.

 

알겠습니다. 오늘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와 가톨릭평화방송 평화신문이 공동주최한 제5회 생명수호 체험수기 공모전 대상을 받으신 최미르 소피아님과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어려운 이야기 어려운 출연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
cpbc 이주엽 기자
piusle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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