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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차별금지법안'에 대한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생명윤리위원회는 약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일부 조항은 우려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가톨릭교회가 우려하는 점은 무엇인지 이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지난 7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모든 인간의 존엄성에 기반한 차별금지법의 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성별, 인종, 피부색, 사회적 신분, 언어, 종교에 기인하는 차별은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극복되고 제거돼야 한다고 가르쳐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바로 차별금지법안 제2조 1항에서 성별을 '남자와 여자, 그 외 분류할 수 없는 성'으로 규정하고, 4항에서 다양한 형태의 성적 지향을, 5항에서 성별 정체성을 언급한 부분입니다.

이 주교는 "유전적 결함 등으로 남자와 여자의 성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런 예외적인 경우들이 인간의 성별이 남자와 여자로 돼 있다는 본질적이고 엄연한 사실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불완전한 인식과 표현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에도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주성 신부 /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
"차별금지법안 제 2조 1항을 보게 되면요. 성별을 '남자와 여자, 그 외 분류할 수 없는 성'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법은 명확성을 지녀야 하는데, 아주 추상적이고 모호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외에 분류할 수 없는 성이 무엇인지 저희는 묻고 싶습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6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형태의 성소수자가 있습니다."

이용훈 주교는 "남자와 여자의 성과 사랑, 가정의 중요성은 헌법 제10조가 보장하듯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의 토대"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차별금지라는 이름으로 남자와 여자의 성과 사랑, 혼인과 가정의 특별한 중요성이 간과되거나 무시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이 주교는 차별금지법이 일으킬 수 있는 역차별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생명의 파괴나 인공 출산의 확산, 유전자 조작을 통한 생명의 선별적 선택과 폐기, 성 소수자들의 입양 허용 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가톨릭교회가 인권의 측면에서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반대한다고 해서 동성혼 합법화를 인정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이 주교는 "올바른 생명 문화 건설을 위해 학교 교육이 중요하다"면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성에 대해 건강한 의미를 배우고,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생물학적 성과 사회 문화적 성은 구분되지만 별개가 아니라고 강조한 이 주교는 "남성과 여성의 본질적 차이와 상호성을 부정하고 성에 따른 차이가 없는 사회를 꿈꾸며 가정의 인간학적 기초를 없애는 모든 시도에 반대한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CPBC 이힘입니다.

cpbc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방송